닥터 U의 건강은 선택이다

A씨는 50대 중반의 견실한 중견기업을 운영하는 남자 경영자입니다. 평소에 술 세고 체력 좋음을 은근히 자랑하는 분이지요. 전날 아무리 늦게 술 자리를 가졌어도, 다음 날 항상 정시에 출근하여 부하직원들을 놀라게 하곤 합니다.

1~2년에 한번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전부이고, 병원에도 안 가고 약을 하나도 안 먹는 것도 그 분의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랑거리 중의 하나이었지요. 물론, 건강진단 때마다 비만, 지방간 등을 지적받기는 했지만, 그 분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는 누구나 다 있는 것이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정기검진에서 발견된 심장혈관의 동맥경화로 스텐트라는 시술을 받았습니다. 좁아진 심장의 관상동맥을, 늘어나는 관 같은 기구를 사용하여 원 상태로 넓히는 시술이었지요.

그 이후부터 그 분의 삶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1개월에 한 번, 나중에는 최소 3개월에 한 번은 병원에 꼭 가야만 했지요. 하나도 먹지 않던 약을 하루에 6알씩 그것도 시간에 맞춰 꼭꼭 복용을 합니다. 그 좋아하던 술자리도 이제는 잘 가지려고 하지 않고, 가더라도 되도록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지요.

술 세고 체력 좋음은 한 순간에 옛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본인의 심장주치의의 지시에 거의 100% 순종을 합니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거의 노예 같이 의사의 지시에 복종을 하는 것이지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듯이, 저는 의사가 된 지가 올해로서 31년이 됩니다. 그 동안, 제가 수련받던 병원과 근무했던 병원에서, 그리고 그 수많은 학회들을 통해 많은 의사들을 만났었지요. 제가 무수히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왔듯이, 제가 만났던 많은 다른 의사들도 다수의 환자를 치료해 왔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저나 다른 의사들에게 가장 신나고 보람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당연히 아픈 사람, 안 아프게 해주고, 불구가 될 사람, 불구되지 않게 해주는 일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진짜 가장 신나는 것은, 즉 의사의 꽃은 당연히 죽을 사람을 살려내는 일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죽는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만, 그 중 4가지가 사망원인의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그것은 암, 뇌졸중, 심장병, 외상 등이지요. 이 네 가지 분야에서 전문의학을 전공하고 시행하는 의사들이야말로 단연 의사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지요. 환자가 고마움을 가장 크게 표시하고, 지시에 가장 잘 따르는 경우도 바로 이들 의사입니다.

의학의 많은 다른 분야에서는 환자의 병이 잘 낫지도 않고,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지도 않으며, 정성을 많이 기울여도 그리 고마워하지도 않는 경우도 있지요. 그래서 앞의 4 분야야말로 명실공히 의사의 꽃이 됩니다.

자, 이제 반대로 환자의 측면을 한번 살펴 볼까요? 우리 A씨의 사례와 같이 활기차고 자유롭게 살다가, 일단 병에 걸리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어쩔 수 없이 의사의 지시에 따라야만 합니다. 약을 먹고 병원에 가야만 하는 부담이 느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또 재발할까 항상 불안하여 담당 의사가 거의 생명줄처럼 느껴지기 시작하지요.

사람들이 죽기 거의 다다라서 이 죽을 병들을 발병시키면, 환자는 노예가 될 필요도 없고 의사의 꽃도 존재할 수가 없겠지요?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의사의 꽃인 병들을 한참 일하고 즐기며, 죽지 않아야 할 시기에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이 병들의 가장 큰 원인은 의외로 유전도 체질도 운명도 아닌, 자신의 현재의 삶의 태도와 방식이지요.

따라서, 삶의 태도와 방식을 지금 바꾸면 발병 시기를 현재가 아닌 거의 죽을 때에 가깝게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이 병들을 한참 때에 발병시킬 것인가, 아니면 죽기 가까이 할 것 인가가 바로 선택이지요.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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