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 1.6 블루모션]스타트-스탑 시스템 등 연료효율성 극대화 리터당 21.9km 자랑

자동차 브랜드별로 최고의 연비와 친환경을 내세운 차들이 앞다퉈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 차량 중 하나가 폭스바겐 골프 블루모션. 운전의 재미를 살리면서도 리터당 21.9㎞라는 고연비와 122g에 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친환경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골프라면 연비 좋은 차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판매되고 있는 골프는 1.6TDI 블루모션, 2.0TDI, 2.0GTD, 1.4TSI, 2.0GTI 등 총 5개 라인업이다.

이중 블루모션은 골프 형제 중 제일 낮은 105마력(4400rpm)의 최대출력 대비 제일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외형은 거의 비슷하지만 최고연비를 위해 닫힌 형태의 에어로다이내믹 그릴이 적용됐고 24㎏가량 가벼워진 건식 7단 DSG변속기와 차가 멈췄을 때 엔진도 동시에 멈춰줌으로 인해 약 6%연비개선 효과를 보는 스타트-스탑 시스템이 있다.

또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발생되는 에너지를 배터리에 비축해 차량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에너지 회생 시스템, 195/65R 15의 좁은 타이어 사용으로 접지면을 줄이고 타이어 패턴을 변화해 마찰저항을 줄이는 방법으로 연료효율성을 극대화했다.

2.0TDI와는 비교될 정도의 가속성능을 느낄 수 있지만 1500~2500rpm의 낮은 영역에서 25.5㎏∙m의 최대토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이다. 그동안 골프의 과격함에 적응 안 된 여성운전자에게 적당한 차가 아닌가 싶다. 기어를 D에서 S로 내리면 2.0TDI에 가까운 운전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신나게 달리다가 신호에 걸려 정지하는 순간 엔진이 멈춰버린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페달의 묵직함에 오른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오른발의 힘을 살짝 빼면 스타트모터 작동소리와 디젤엔진 특유의 떨림과 함께 다시 심장이 움직인다. 이 장치가 스타트-스탑 시스템이다. 원하지 않으면 버튼 하나로 조절할 수 있다. 급하게 튀어나가는 데는 무리 없이 따라준다.

0→100㎞/h 가속시간은 11.2초로 더딘 감이 있지만 이미 경험한 골프의 단단한 하체는 고속주행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속도계 바늘이 시속 160㎞로 향하고 있지만 이차의 자세는 더욱 안정적인 느낌이다. 최고속도는 190㎞/h.

일렬주차를 도와주는 파크 어시스트 장치는 이제 기본 옵션이 되어버렸지만 내비게이션과 썬루프가 빠지고 말랑한 직물시트가 적용됐고 USB포트가 없다. 시승차는 지난 1월 당시 출시기념 300대 한정판(3090만 원)으로, 현재 판매되는 차량은 16인치 알로이 휠과 가죽 패키지(핸들, 기어 손잡이, 주차브레이크 손잡이) 옵션이 추가된 3190만 원이다.

가죽시트에 내비게이션, 썬루프가 포함된 골프 2.0TDI(140마력, 17.9㎞/L) 가격 3390만 원과 비교해 차량 가격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2.0TDI가 더 저렴하다는 생각이 든다. 낮은 배기량 만큼 옵션을 빼고 가격을 낮춘 느낌이랄까.

굳이 차이를 본다면 스타트-스탑 장치인데 이 장치가 추가된 가격만큼 실수요자들에게 그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4일 시승기간 동안 서울시내와 고속도로를 번갈아가며 300㎞가량을 파워풀하게 달리고 또 달렸다. 일반적인 타 차종의 경우 연료게이지는 1/3정도가 남겠지만 골프 블루모션은 1/4도 채 닳지 않았다. 연비를 고려한 고속주행을 한다면 서울~부산을 두 번은 왕복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연비 하나는 정말 최고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단순함 그 자체다. 특별하게 눈에 띄는 기능은 없지만 보이지 않는 장치들로 단단하게 뭉쳐있다. 국산 중형차 최고급 사양과 견줄 만한 가격대지만 작고 강한 경제성 높은 수입차를 염두에 둔 고객에겐 적당한 차가 아닌가 싶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