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IS F 시승기5.0 리터엔진, 8단 자동변속 순한 양, 가속페달 밟으면 괴물로

핸들을 잡을수록 빠져드는 드라이빙…. IS F가 몸을 휘어감는 듯하다.

국내 판매되고 있는 IS250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구석구석 존재한다. 대형공기 흡입구를 적용한 앞 범퍼는 공기역학은 물론 냉각 특성을 극대화했다.

볼륨감 있는 보닛, 미쉐린 (앞)225/40R 19인치 (뒤)255/35R 19인치 타이어에 IS F 전용 BBS단조 알루미늄휠, 아래위로 나눠진 네 개의 배기구, 알루미늄 스포츠 페달과 패들 시프트 등 구석구석 박혀있는 'F' 문양이 이 차의 성능을 대변하고 있다.

0→100㎞/h 가속성능은 4.8초. 5초대 안으로 들어가면 통상 슈퍼카라는 표현을 한다.

IS F의 경쟁차종은 BMW M3, 벤츠 C63 AMG, 아우디 RS4를 들 수 있지만 차종별 편차는 있다.

IS F의 계기판은 IS250과는 완전히 다르다. rpm미터가 계기판 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320㎞/h까지 나타내고 있는 속도계는 오른쪽 구석에 조그마하게 위치하고 있다. 계기판만 봐서는 서킷을 당연히 달려야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칸칸이 나눠진 지하주차장에서 시동버튼을 누르자 벽을 타고 돌아오는 낮게 깔린 묵직한 배기음 진동이 심장을 자극한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자 진동에 놀란 옆 차 경보기가 울어댄다.

귓가를 자극하고 가슴을 진동하는 배기음에 시승내내 오디오는 거의 끈 상태로 운전했다. 운전석 창문은 살짝 열어두고 달렸다. 자극적인 배기음을 느끼기 위해서다. 가속페달을 가만두지 않는 오른발이 어쩔 줄 모른다. 당장이라도 스킷으로 핸들을 돌리고 싶어진다.

작은 차체에 5.0리터라는 대형 심장이라니 정지상태에서도 드리프트가 완성될 정도다.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지만 차분할 땐 렉서스 고유의 정숙성 있는 순한 양으로 변한다. 8단 자동변속기가 이차의 부드러움을 말하지만 가속을 원하면 순간 괴물로 변한다. 두 얼굴을 가진 머신이다.

대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8단 변속기를 동반한 이차의 연비는 리터당 8.4㎞이다.

왕복 4차선 국도길 오르막을 시속 80㎞로 달리다가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에 묵직한 힘을 가하자 그르렁대는 괴성을 동반하며 폭발적인 힘에 뒷바퀴는 휠스핀을 일으키며 휘청할 정도다.

속도에 따라 3단계로 변화되는 엔진음은 저속에서 묵직한 배기음, 고속에서 흡기음, 최고속에서는 엔진음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차분히 시내를 달리다가 직선주로에서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3500rpm을 통과함과 동시에 우렁찬 배기음과 흡기음을 뒤로 하고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한다. 순식간에 시속160㎞를 우습게 통과해 버린다.

잘 달리는 만큼 잘 서는 것이 좋은 차의 첫번째 조건이다. 브레이크는 브렘보사와 공동개발한 고마찰 브레이크 패드가 적용되어 고속주행에서도 흔들림 없는 강력한 제동력을 보여줬다.

고속 중에 코너를 만나더라도 딱딱하게 잘 세팅된 서스펜션으로 노면을 휘어잡듯이 빠져나간다. 특히 허리를 조이는 알칸타라 가죽의 스포츠 버킷시트가 몸을 미동 없이 잡아준다. '슥닥슥닥' 패들시프트 터치 느낌도 기억에 남는다.

IS F의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럭셔리한 고성능차'다. 미쓰비시 랜서를 튜닝한 랜서 에볼루션이 있다면 IS를 럭셔리하게 튜닝한 IS F가 태어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오디오 역시 명품으로 알려진 14개 스피크의 마크 레빈슨 시스템이 적용되었고, 차량통합 컨트롤장치인 VDIM,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8개의 에어백 등 안전 편의 장치들이 즐비하다.

안락한 실내와 더불어 파워풀한 주행에선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차로 퍼포먼스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질주본능을 자극하는 머신이다. 4인승 수퍼카다.

잘빠진 컴팩트 세단이지만 성능은 머신이다. 아니 '괴물'이라는 표현이 맞을 성 싶다.

BMW 뉴 Z4와 M3 시승 때 이후 맛보는 재미있는 차가 바로 IS F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보다 조용한 차로 알려진 렉서스. IS F는 렉서스의 또 다른 장르로 F의 존재감을 자리 잡아가는 데 한걸음을 내딛었다.

심장은 듀얼 VVT-iE(가변밸브 타잉밍)와 직분사 시스템이 합쳐진 D-4S가 적용된 V8 5.0리터 엔진으로 6600rpm에서 423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고 51.5㎏·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공차중량은 1740㎏으로 1마력당 4.11㎏만 밀어주면 되는 수치다.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비슷한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는3.0리터 6기통 트윈터보엔진을 가진 2인승 로드스터 BMW Z4 sDrive 35is는 공차중량 1600㎏에 340마력을 발휘해 1마력당 4.70㎏. 최대토크는 45.9㎏·m로 F 보다 낮은 배기량 만큼이나 다소 떨어지지만 0→100㎞/h 가속성능은 IS F와 수치상 같다.

국내 판매가격은 8800만 원(VAT포함).



글·사진=임재범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