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덕성 SLC대표은연중에 느낌 좀 더 명확하게 인식, 판단의 조언자로 삼을 수 있어

인기 미드 <멘탈리스트>의 주인공이 사용하는 심리해킹 기술에 대한 해설서 <멘탈리스트, 마음을 해킹하다>의 저자, 김덕성 대표(31).

최면 전문가이자 코치인 그는 스피리추얼 라이프 코칭 센터(Spiritual Life Coaching Center, SLC)에서 수년간 상담과 코칭, 최면 치료와 파라 링귀스틱스(Para-Linguistics) 등에 대한 강의를 해왔다. 말과 소리가 아닌 또 다른 소통의 방식, 바디 랭귀지에 대한 궁금증을 그에게서 들어봤다.

바디 랭귀지는 타고나는 것인가, 학습되는 것인가?

잠재의식 속에 이미 알고 있는 것들도 많지만 학습을 통해 바디 랭귀지의 자세한 의미를 파악하는 경우도 많다. 잠재의식은 기본적으로 멀티태스킹을 해서 말에 집중하는 순간에도 상대가 보내는 사인을 눈치챌 수 있다.

이걸 느낌이라고 하는데, 우리 문화에선 느낌이 논리에 앞서지 못하고 자신의 직감을 확신하지 못하게 된다. 바디 랭귀지를 정확히 알게 되면, 은연 중의 느낌을 좀 더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고 잠재의식을 믿고 판단의 조언자로 삼을 수 있게 된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바디 랭귀지 학습을 해야 할까?

많은 이들이 바디 랭귀지를 외우려고 한다. 타인에게 안정감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내면은 불안해도 신뢰감을 주는 몸짓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내면과 외면이 미스 매칭되어 가장하고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오히려 그 어색함이 역효과를 내는 것이다.

제대로 사용하려면 바디 랭귀지를 이해하고 놔버리는 것이다. 자전거를 탈 때 넘어진 다음에 더 잘 타는 과정이 있듯이, 완전히 습득한 후에 실전이 아닌, 편안한 상태에서 관찰과 적용을 해보는 거다.

생리적인 현상으로 인한 몸짓과 바디 랭귀지와는 어떻게 구별하나?

초심자들이 많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그것이다. 연예인 사진을 캡쳐해서 이 사람의 상태를 말하곤 하는데, 사진의 전후 맥락을 살피지 않으면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가령 목 뒤를 만진 것은 바디 랭귀지에서 거짓말 혹은 불안, 분노를 나타내지만 실내온도가 높아서 만질 수도 있다. 신체 상태와 기분, 대화의 맥락,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난 그것을 '문법'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팁 하나 알려준다면.

특정 동작이 아니더라도, 거리만으로 두 사람 사이의 친밀도나 대화 주제의 호감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둘 다 상체를 앞으로 당긴 채 이야기한다면, 친밀도 느끼고 주제에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 사람만 그렇다면 상대에게 자신을 어필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제스처가 들어가면 더 명료해진다. 또 말은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상한 순간 몸을 뒤로 젖혀 거리를 넓히기 마련이고,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다면 상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며 심기가 불편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닫힌 자세는 방어만 표현하지 않는다. 팔짱을 낀 상태에서 살짝 몸을 틀어 팔꿈치를 앞으로 내밀게 하는 경우엔 공격성까지 드러낸다. 평소에 이렇게 신체 언어 읽기를 재미 삼아 연습하다 보면 막상 필요할 때, 말을 놓치지 않고도 신체 언어에서 오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