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고스트 시승기웅장한 카리스마, 넘치는 힘, 아늑한 승차감… 역시! 명차의 대명사

'롤스로이스'하면, 럭셔리 명품 자동차의 대명사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서 완벽함을 위해 노력하라. 존재하는 최고의 것을 가지고, 더 나은 것을 만들어라. 그것이 존재하지 않으면 최고의 것을 직접 설계하라."

롤스로이스 공동 창립자인 헨리 로이스 경의 이 말은 100년의 역사 동안 항상 완벽함을 추구하는 롤스로이스의 철학이 되어오고 있다고 한다.

명품차 중 명품 롤스로이스의 고스트(Ghost) 핸들을 잡았다.

롤스로이스 브랜드에서 막내격에 속하는 고스트 국내판매가격대는 4억 3500만원~5억 5천 만원까지 원하는 다양한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귀신잡는 해병'이 와도 고스트를 잡기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영국 조각가 찰스 사이크스(Charles Sykes)에 의해 만들어진 롤스로이스의 보닛 끝 '환희의 정신(Spirit Ecstasy)'이라는 마스코트는 1911년 롤스로이스의 주주였던 존 몬태규의 비서이자 애인이던 엘레노어 손톤을 모델로 현재까지 이어진 전통이 놀랍기만 하다.

외형에서부터 고스트의 웅장함과 심플함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웅장함은 로이스가 1924년 아테네에서 파르테논 신전에 감명받아 제작된 라디에이터 그릴에서부터 이어진다. 차체표면에서 발산하는 균형과 매끈한 라인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롤스로이스 펜텀의 혈통을 이은 고스트만의 카리스마가 흐른다.

클래식함이 느껴지는 전체적인 실내디자인 속에 최첨단 안전∙편의 장치들이 넘친다. 구석 구석 BMW 760Li에서 확장된 느낌은 누가 봐도 가족관계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롤스로이스의 전통과 장인정신 위에 BMW의 첨단기술이 결합한 롤스로이스 고스트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고 있다.

길게 뻗은 고스트의 보닛속에는 V12 6592cc 트윈터보(48밸브) 심장이 소리없이 움직인다. 최고출력 563마력, 최고토크 79.59㎏∙m의 폭발적인 힘을 품고 있다.

가속페달에 거의 힘들이지 않고도 럭셔리한 품격있는 주행이 저절로 이루어진다. 8단 자동변속기는 바쁘게 움직이지만 고스트에 앉아있는 이상 느낄 수 없다.

마치 넓게 깔린 구름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느낌이랄까.

이는 "롤스로이스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고스트의 에어서스펜션으로 차량 곳곳에 센서가 부착되어 차안에서 승객이 자리를 옮기는 등 미세한 움직임에도 즉각 반응하여 댐퍼 압력이 자동으로 조절된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이 차의 2.5톤(2495㎏)을 육박하는 몸무게임에 불구하고 제로백(0→100㎞/h 도달 시간)은 4.9초로 수퍼카와 맞먹는 수준이다.

과격하게 풀 가속을 시도해보면, 순간 머뭇거림 없이 튀어나감에도 고스트의 스칸디나비아산 소가죽시트에 앉아있는 이상 부드럽게만 느껴질 뿐이다.

부드러운 털가죽, 자연 목재 베니어, 블렌하임 울 카페트 등과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인테리어가 탑승자를 아늑하게 만들어준다.

서울 청담동을 출발해 서울춘천간고속도로를 달려 홍천까지 한 시간 가량 핸들을 잡았지만 운전하고 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고스트'라는 차명처럼 잠시 귀신에 홀린 듯한 느낌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뒷자리에 앉았다. 거꾸로 열리는 문의 어색함도 타고 내리기엔 더욱 편했다. 버튼 하나로 문은 자동으로 닫힌다. 중절모를 쓴 영국신사가 닫아주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롱 휠베이스가 아님에도 넓직한 실내를 비롯해 아늑함이 온몸을 감싸오지만 왠지 모르게 운전석 승차감이 더 아늑했다는 느낌이다.

잠시나마 우아한 왕족이 된듯한 기분을 피부로 느꼈다고나 할까. 시속 160㎞로 달리지만 Lexicon Logic7™ 오디오 시스템의 잔잔한 클래식이 청명한 음으로 귓가를 자극할 뿐이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