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뉴 SM7 시승기] 자세제어시스템 구불구불 산길서 '진가발휘'… 연비는 2% 부족

유난히 길었던 장마의 끝을 병풍만큼 수려한 남해 바다를 감상하며 해안가 도로를 달렸다.

7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2세대 SM7 미디어 시승행사가 15일 남해일대에서 개최된 데 따른것이다. 남해힐튼 리조트를 출발해 남해대교, 남해고속도로, 사천대교, 삼천포대교, 창선대교, 금산 등으로 이어지는 해안가 도로 137㎞거리는 신형 SM7 테스트구간으로 최적의 길이었다.

화려하게 공개된 뉴 SM7은 웅장한 범퍼 일체형 라이디에이터 그릴이 얼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판매되는 세단 중 제일 큰 그릴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클래식하고 차분했던 디자인을 완전히 탈피한 신형 SM7은 시원한 실루엣(옆라인)과 볼륨감에서 풍기는 강인한 인상, 구석구석 적용된 엣지. 그리고 절제된 느낌의 18인치 기하학적 패턴의 프레스티지 투톤 알로이 휠은 이 차의 강인함을 더욱 강조하는 느낌이다.

눈으로 봐선 이전 세대에 비해 차체가 작아진 듯한 인상이지만 실제로는 길어지고(45㎜), 넓어지고(85㎜), 높아져(5㎜) 보다 넉넉한 실내공간에서 여유를 맛볼 수 있다.

조수석 시트를 넉넉히 뒤로 밀고도 뒷좌석 무릎공간은 여유가 있었다.

오는 8월 중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SM7의 심장은 미국의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워즈(Ward's)가 1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한 닛산의 (3세대)VQ엔진이 적용됐다. V6 2.5리터와 V6 3.5리터 두 가지로 국내판매가격대는 3천 만원~3천 9백 만원대로 책정됐다고 한다.

르노삼성차의 럭셔리 세단이라는 성격 만큼 소음의 실내유입을 차단하는 최적의 흡차음대책으로 엔진소음과 풍절음, 노면소음 등의 소음을 최소화했고, 개발 단계부터 차량 전체 시스템의 최적화를 통해 소음 발생원을 근본부터 차단하고 최적의 공기저항 설계로 완성됐다는 게 업체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시승차는 RE35 풀옵션 사양으로 차량 안에서 경험할 옵션은 거의 존재했다. 운전 중 졸음을 날려버릴 것만 같은 운전석 마사지 시트에 항공기식 헤드레스트. 아쉬운 건 요즘같이 더운날 경험해봤다면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쿨링시트였다.

데쉬보드 중앙에 몰려있던 각종 스위치들이 신형 SM7에서는 기능 별로 분리되어 있다. 데쉬보드에는 공조장치 스위치가, 핸들 뒤쪽에는 오디오스위치가, 구동장치가 있는 센터페시아에는 네비게이션 스위치가 각각 나눠져 있다. 기능만 잘 익힌다면 각각의 스위치를 보지 않고도 쉽게 사용이 가능할 듯했다.

6000rpm에서 발휘하는 258마력이라는 최고출력은 초기 출발 때보다 중 저속구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검증된 심장과 6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로 차의 출력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기어박스 옆에 자리한 'SPORT'버튼을 누르면 외형만큼이나 강력한 파워로 이 차의 성격이 순간 돌변한다. 시속 160㎞를 순식간에 끌어올림에도 안정된 자세를 고집한다. 패들 시프트를 끌어당기며 기어를 변속해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다만 핸들과 패들 시프트간의 거리가 멀어 대체적으로 손이 작은 여성운전자들에겐 약간의어려움이 따를 듯했다.

33.7㎏∙m(4400rpm)의 최대토크를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다. 추진력에서 차의 성격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다만 연비를 잊고 달려야 한다는 단점은 어쩔 수 없다. 공인연비는 9.6㎞/L.

산길 와인딩 구간에서 신형 SM7의 진가가 발휘됐다. 서스펜션(하체)과 자세제어시스템과의 적절한 궁합으로 차체의 흔들림을 억제해 안정된 자세를 순간순간 찾아갔다.

이 자리에 참석한 르노삼성차 주행성능팀 권순택 차장은 "최초 개발 당시에는 현대차 같은 부드러운 승차감 위주였으나 현재는 럭셔리한 승차감은 기본으로 급격한 핸들링으로 인한 불안한 차체를 보다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차체의 안정과 균형에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주행 중 급박한 상황에서도 뉴 SM7은 사고 없이 피해나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신형 SM7에 퍼팩트 케어서비스라는 A/S서비스가 제공된다. 주행거리 제한없이 5년간 엔진오일&필터, 에어클리너 필터, 에어컨 필터, 브레이크오일, 화이퍼 블래이드 등 5가지 소모품이 무상 제공된다.



글·사진/남해=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