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뉴 체어맨W 시승기'대한민국 대형차의 자존심' 부드러움 속 강한힘 느껴져

'100년 철학의 명차'라는 문구와 함께 '체어맨'이라는 위상을 알린데 이어 '대한민국 CEO의 자존심'이라는 광고문구로 그만의 품격을 인증 받고 있는 '체어맨W'는 체어맨의 위상을 더욱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대형차의 자존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럭셔리함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뉴 체어맨W는 뒷좌석 체어맨(CEO)의 위상을 높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시승차는 V8 5000모델(9260만원)로 쌍용차의 럭셔리 옵션과 첨단 장치들이 모두 결합된 '쌍용차의 자존심'을 건 최고급 세단이다. 현대차 에쿠스와 더불어 최고급 대형차를 지향하며 어깨를 나란히 달려 나아가고 있다.

뉴 체어맨W는 이전 모델에 비해 균형미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강하며 안정된 선으로 최고급차량의 전형적인 모습을 어필하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보아온 듯. 눈에 익은 선과 면 속에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이바흐의 대형 수직 그릴과 S-클래스의 전조 등이 통합된 듯하다.

뉴 체어맨W는 S500에 탑재됐던 메르세데스-벤츠의 V8 5.0리터 심장과 7단 자동변속기(후진 2단)의 조화로 5600rpm에서 306마력의 최고출력과 4000rpm에서 45.0㎏∙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승차감은 아주 편안하고 럭셔리하게 몸을 실어 나르는 운송수단이라는 느낌이다. 동급 독일차(메르세데스-벤츠 S500, BMW 750Li) 처럼 딱딱함 속에 편안함을 안겨주는 특성다운 색깔은 약하다. 쌍용차가 지향하는 '정통 소파 드리븐 카(Chauffeur Driven Car)'라는 안락한 느낌만이 강할 뿐이다.

명품다운 주행감에 어찌보면 심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늑하지만 국내 성향에 최대한 맞춰진 푹신한 착좌감이 두드러진다.

뒷좌석을 비롯한 앞좌석의 배려도 깊다. 탈취기능이 있는 공조장치와 히팅, 통풍, 마사지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2톤에 가까운 무게와 5.1m가 넘는 육중한 덩치임에도 주행 성능은 뒤지지 않는다. 억지스런 출력이 아닌 여유를 부리며 밟으면 밟는 만큼 유감없이 부드럽게 돌진한다. 럭셔리 대형세단임인 만큼 이중접합유리 등 방음효과는 기대이상 조용하다. 시속 200㎞를 거침없이 통과하지만 차체 안정감으로 불안감을 느끼기엔 이르다. 가속페달의 여유는 여전히 남아있다. 부드러움 속에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전후 독립 현가식 멀티링크 서스펜션, 무단 전자제어 서스펜션,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 등 서스펜션에 유난히 공들인 차가 뉴 체어맨W다. 차량 통합안전장치와 차체 자세제어장치 등으로 웬만한 코너링도 안정감 있게 잡아 끌어준다.

구석구석 재질에서부터 호와로움의 극치를 달리는 인테리어와 쌍용차의 최첨단 기술을 한데 모아두고도 5740~9260만원대의 가격은 중형 수입차 가격대로 대형세단으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17개의 스피커에서 7.1채널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은 마치 콘서트장의 VVIP 소파에 앉아있는 착각에 빠져든다.

거의 모든 것이 전자식, 전동식이다. 보닛만 수동일 뿐 도어는 덜 닫혀도 스스로 끌어당기는 전동식 파워시스템, 전동식 파워 트렁크에다 화물적재를 위해 트렁크를 개방하면 에어 서스펜션이 작동하며 차체를 낮춰주고, 리모컨으로 잠긴 차문을 풀면 차체가 떠오르며, 주차 후 차문을 잠그면 차체가 가라앉는다. 탑승자에 대한 배려가 상당하다.

설정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3세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주행보조장치로 속도가 아주 줄면 스스로 풀려버린다. 이밖에 전자식 브레이크 장치(EPB), 모니터를 통한 공기압 상태를 알려주는 TPMS 등 최첨단 장치가 넘친다.



글·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