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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임원-국토부 ‘비공개 만남’에 의혹의 눈길

수사 대상이 수사 책임자 만난 격…‘부적절한 만남’ 비판 목소리
  • 수입차 브랜드 BMW의 결함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BMW 한국지사를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연합)
2018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BMW 차량 화재는 10월 첫날에도 계속됐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구청 앞 도로에서는 주행 중이던 BMW 520d 차량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해당 차량 엔진룸은 열기로 인해 녹아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더구나 소비자들을 분노하게 하는 사실은 이 차량이 본사의 안전진단을 받았다는 점이다. 앞서 8월 4일 전남 목포에서, 8월 16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8월 20일 경북 문경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됐다. 안전진단을 받았던 BMW 차량의 화재 발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BMW 차량 화재 사고로 브랜드 이미지에 심한 타격을 입은 BMW 그룹의 밀란 네델자비치 기업 품질담당 수석부사장, 루돌프 벵커 파워트레인 개발 수석부사장, 여건 웨스트마이어 아시아 구매 및 공급업체 담당 수석부사장은 지난 9월 11일 오전에 국토교통부를, 오후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과 간사인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났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BMW 차량 화재 사고 등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다만 이 사실과 관련해 의문점이 드는 것은 국토교통부가 정식으로 BMW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조사자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회의를 비공개로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MW 피해 소비자들을 대리해 단체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수사를 받는 사람이 경찰청장을 만난 것과 같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수사 대상이 검사장을 만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BMW 차량 결함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8월 30일 서울 중구 퇴계로에 위치한 BMW코리아 본사 건물을 압수 수색하고 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결함과 관련된 서류, 내부 자료, 전자정보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인 상황이다.

BMW 임원들이 국토교통부를 만나 비공개로 얘기를 나눈 것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의도가 보인다는 게 하종선 변호사의 입장이다. 그는 "국토교통부는 이들(BMW 임원 3명)의 방문을 거절하고 BMW 차량의 화재 원인 조사 절차를 통해 얘기하라고 했었어야 하며,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잘못됐다. 비공개회의를 한 것은 대외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의혹을 키웠다"며 "BMW 측의 주장을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자신들의 사무실에서 들었다. 조사 절차에서 얘기해야 할 내용을 비공개로 들었다는 자체가 조사 절차에서 위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된 구체적 대화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의 담당 주무관 등에게 연락을 이틀간 수십 회에 걸쳐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그렇다면 BMW 본사 임원 3명은 국토교통부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대화 내용과 관련해 3가지 가능성을 추론해볼 수 있다. 첫째로 3명의 BMW 임원이 한국 시장을 BMW 그룹 차원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해, 차량 화재 사고로 인해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을 독일로 초청하는 것이다. BMW 본사 직원들이 직접 국토교통부 직원들을 독일로 초청해서 화재 원인에 대한 설명을 하고 본사에서 준비한 차량 설계 자료를 바탕으로 회의를 나눠보자는 뜻을 전했을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BMW 차량 결함 은폐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을 수도 있다. BMW 본사 직원들이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를 빨리 종료하도록 요청하고, 화재 원인과 관련해 EGR 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애초의 입장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종선 변호사는 BMW 임원들의 방문 당시 국토교통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또 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경찰이 독일 본사에서 3명이 오는 사실을 알았다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출국금지를 하고 경찰의 조사를 받도록 했었어야 한다"며 "비공개회의를 진행한 것은 지능범죄수사대가 이들의 방문을 모르게 해서 수사할 기회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없다. 국토교통부는 왜 지능범죄수사대에 이와 같은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도 있는데 이 부분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교통부 측이 BMW 본사 임원들을 접촉했을 때, BMW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에 알렸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언급했듯 밀란 네델자비치 수석부사장 등 BMW 임원 3명이 건넨 편지는 국토교통부 장관 앞으로 된 것과 박순자 의원에게 건넨 편지 등 2가지가 있었다. 편지 내용에는 단순한 사과 내용만 담겼을까. 그들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앞서 경찰은 BMW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 BMW에 공급하는 EGR 제조사 코렌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쳤다. 경찰의 압수수색물과 관련해 하종선 변호사는 "BMW 임원 3명의 방문이 있었을 때 BMW코리아 측의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능범죄수사대의 BMW코리아 압수수색물 분석 단계를 확인한 결과, 서버 자료나 보안 문제가 있는 증거물로 인해 수 일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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