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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연이은 대표 사임… 막막한 앞길

탈원전 타격ㆍ그룹사 소극 지원에 전망 어두워
  • 두산중공업이 올해 들어 두 명의 대표가 사임하는 동시에 실적악화가 거듭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두산중공업이 올해 또 다시 대표이사의 사임을 맞이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른 일감 감소와 차입금 증가가 현 상황을 이끈 한편, 그룹사의 협조가 여전히 부족하면서 향후 전망도 어둡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명우(59)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는 지난 10일 회사 임직원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사실상의 사의를 표했다. 김명우 대표는 이메일에서 “비록 저는 회사를 떠나지만, 언제 어디서나 두산중공업과 여러분을 응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김명우 대표는 올해 두산중공업의 대표직에서 자진해 물러난 두 번째 인물이 됐다. 앞서 지난 3월 28일 정지택 전 대표 역시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의를 표했다. 특히 올해 들어 회사 임원이 약 30% 줄었고, 직원 400여명이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로 전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중공업 대표들의 이와 같은 연속적 사임과 인원 감축에는 역시 현재 회사의 실적부진 및 이에 따른 경영악화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정지택 전 대표는 지난 3월 사의를 표하며 “두산중공업의 실적부진에 책임감을 느끼며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명우 대표도 현재 회사 실적에 큰 반전을 기대할 수 없어 책임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창사 이래 최악의 상황이라는 두산중공업의 최근 실적은 하향세가 뚜렷하다. 지난 2016년 3분기 당시 9조원에 육박하던 수주액이 지난해 5조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 들어 수주액은 3조 7000억원에 머무는 심각한 상황이다.

두산중공업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발전 부문의 경우 지난 2016년 매출액 5조 2409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매출액 4조 6332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조 656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역시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지난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5%나 감소했다. 매출은 8814억원으로 11.2% 줄었고, 17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물론 두산중공업의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3조 3875억원), 9.4%(2117억원) 늘었다.

그러나 이는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해당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5%(1조 8458억원), 33%(1915억원) 상승한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두산중공업 부문의 실적만을 본다면 여전히 부진했다는 의미였다.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실적 악화가 크게 두 가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글로벌 발전ㆍ플랜트 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국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ㆍ탈석탄 에너지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의 원자력 핵심기기 제작업체로 박근혜 정부 당시 안정적 원전 수주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달성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으로 신규 원전 6기의 발주 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됐고, 정부의 이와 같은 탈원전 기조에 두산중공업 역시 수주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두산중공업은 원전 공사를 위해 미리 제작 및 준비한 기자재 등 4930억원 상당의 금전적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두산중공업 매출에 큰 기여를 하던 해외 원전 사업 수주 역시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다. 해외 각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탈원전 국가에 속한 기업과 사업을 진행하는데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두산중공업은 자체적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으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향후 기술력 개발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체코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자국 정부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해 향후 기술력 증대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업체에 해외 바이어들이 선뜻 사업을 제안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현재 상황에 악영향을 끼친 다른 요인은 역시 계열사 지원 등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6년 계열사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두산건설이 발행한 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두산 분당센터 신축사업을 위해 설립된 디비씨 출자사업에 참여했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에 570억원 등 자금을 썼다.

이에 지난 3분기 기준 두산중공업의 단기차입금은 무려 3조 8112원으로 부채비율은 166.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상당한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차입금은 물론, 이자 상환 역시 무리일 수밖에 없다.

사실 두산중공업의 현 상황에 대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차입금 증가만큼, 그룹사의 미미한 지원 역시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두산이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해 두산중공업의 자금 지원 등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독려한 반면, 정작 두산중공업의 상태가 부실해질 때까지 특별한 지원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두산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 2295억원, 영업이익 2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0.8% 상승하며 실적개선을 이뤘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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