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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선견지명 부족이 이마트에브리데이를 궁지로 몰았나

이마트에브리데이-이랜드리테일 분쟁에 이마트 책임론 지적
이마트에브리데이, 정당한 금원 지급하라며 이랜드리테일 상대로 소송 제기
이마트, 향후 부당하게 작용할 약정 미리 못 걸러내 일 키웠나
  •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랜드리테일의 법적분쟁에서 이마트의 책임소지가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신세계그룹 계열 기업형슈퍼마켓(SSM) 업체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계약상 지급받게 돼 있던 금원을 받지 못했다며 경쟁사인 이랜드리테일과 법적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의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두 회사 간 법적분쟁에 대해 1심 법원은 이랜드리테일의 손을 들어줬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정당히 지급받을 수 있었던 돈을 받지 못하는 금전적 손실과 경쟁사와의 법적분쟁에서의 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그런데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이런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과정에서 당사의 최대주주인 이마트의 책임소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 2011년 5월 이마트는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던 SSM 사업부문인 킴스클럽마트의 발행 주식 중 98.69%를 231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되고 반년이 지난 같은 해 11월 1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마트의 킴스클럽마트에 대한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인수가 공식화됐다.

기업결합 승인 바로 다음날 킴스클럽마트의 상호는 이마트슈퍼로 바뀌었고 다시 2012년 2월에는 에브리데이리테일로, 이어 지난해 3월 10일부터는 ‘이마트에브리데이’로 변경됐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이마트가 99%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SSM 계열사로, 지난해 실적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초까지 전국 23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 이마트와 이랜드리테일 간 주식매매계약 약정 사항으로 인해 현재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억울한 금전적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당시 양사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에 이랜드리테일 측이 소유하고 있던 60여개 점포에 대한 임대차보증금을 담보 및 보증으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해당 점포에 대한 임대차계약이 만료됐을 시 발생하게 될 임대차보증금이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에 지급된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이러한 담보실행에도 불구하고 임대차보증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한다면, 이랜드리테일 측에 미회수한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을 직접 청구해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약정에 포함돼 있었다.

이후 보상대상 점포 두 곳(A점·B점)의 임대차계약이 지난 2011년 10월과 2014년 4월 각각 만료됐다.

이에 앞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의 약정대로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A점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중 일부를 지급받았고, 지난해 9월 나머지 미회수한 임대차보증금 2억여원을 청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이랜드리테일 측에 보냈다.

또 이마트에브리데이는 B점에 대해서도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일부를 배당받았고, 지난해 3월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1억 8000여만원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이랜드리테일 측에 보냈다.

그런데 이랜드리테일이 해당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앞서 이마트와 맺은 주식매매계약의 약정상 세부 의무사항을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사실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이 보상대상 임대차보증금 중 미회수금을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직접 지급받기 위해서는 약정상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

우선 이랜드리테일이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보상대상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할 의무는 임대차계약 기간의 종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였다.

  •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기간 제한 조건이 자사 측에 다소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이마트에브리데이)
다시 말해 보상대상 임대차계약의 기간 종료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조건 하에,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해당 보상대상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청구 즉 담보실행에 착수했음에도 이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랜드리테일 측에 서면으로 통지한 경우에 한해 임대차보증금 지급의무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이 해당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회수금에 대한 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3억 8000여만원의 지급을 둘러싼 유통 경쟁사 간의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부당한 조건 미리 거르지 못한 이마트가 화 자초했나

지난 9월 이 사건 1심 재판에서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청구 내용 전부에 대한 패소 판결을 받았다.

사실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이랜드리테일의 주장에 더해 법원의 판단에 억울한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분명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자사가 계약상 받아야만 할 돈의 전액을 회수하지 못한 것이 명백했고, 그 돈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점과 이미 담보실행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서면 내용증명을 통해 이랜드리테일 측에 통지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역시 보상대상 임대차계약의 기간 종료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선제조건이 문제였다.

앞서 이마트와 이랜드리테일 간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계약서에는 A점과 B점의 임대차계약 만료일이 각각 2011년 10월과 2014년 4월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기재돼 있었다.

이는 이랜드리테일뿐만 아니라 이마트 측 역시 A점과 B점의 임대차계약 만료일을 기준으로 서면통지 의무를 이행하기로 약정한 것에 동의했다는 의미였다.

이 사건 1심 재판부 역시 이에 대해 “이마트는 이랜드리테일에게 주식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각 점포(A점·B점)의 각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서면통지 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단했다.

물론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에서도 할 말은 있었다. 이마트와 이랜드리테일 간 주식매매계약 체결일이 2011년 5월로 공정위가 인수를 승인한 같은 해 11월에는 이미 A점의 임대차계약이 만료된 상황이었고, B점에 대한 임대차보증금 반환 역시 법원의 강제경매로 이뤄지며 미회수금의 발생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지 6개월이 지났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기간 제한 조건이 자사 측에 다소 부당했다는 의미였다.

이에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6개월 이내라는 조건을 제외한 채 담보실행에 착수했고 미회수금이 있다는 사실만을 이랜드리테일에 통지하면 서면통지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대차계약 만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임대차보증금이 반환되지 않고 있고, 이마트 측이 담보실행에 착수했다는 점을 이랜드리테일에 서면으로 통지했다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만 임대차보증금 지급의무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계약상 명백하다는 설명이었다.

현재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되짚어 볼 부분이 있었다.

이번 소송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랜드리테일 간의 다툼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사건의 발단에 있어 이마트 측의 책임 소지 역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마트에브리데이 측이 미회수한 임대차보증금 3억 8000여만원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 그리고 이에 맞서 계약조건 위반이라는 이랜드리테일의 주장 역시 최초 이마트와 이랜드리테일 간 협의한 계약 내용에서 비롯됐기 때문이었다.

  • 이번 사건이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랜드리테일 간의 다툼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이마트 측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사진=연합)
만약 이마트 측이 이랜드리테일과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으로부터 6개월 이내라는 조건이 향후 자사 측에 부당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미리 검토해 파악해 냈더라면, 해당 조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6개월의 기간을 조정하거나 아예 해당 내용을 삭제하는 등 약정 변경을 협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이마트 측이 당시 약정에 대한 보다 철저한 파악과 이의제기 없이 계약에 동의를 한 것이, 이 사건 1심 재판에서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패소 판결에 기여했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이랜드리테일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시점은 2011년 5월이고, 공정거래승인일은 2011년 11월이었다”라며 “‘임대차계약종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 청구’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2011년 11월 이후 시점인데 2007~2008년에 이미 폐점한 A점과 B점은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부분에 따라 항소를 제기했으며,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민철 기자 kawskha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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