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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와 한반도 정책] 강공 틈새서 합리적 해법 찾기
압박정책 속 구조적 안정 바탕으로 북핵해결 모색할 듯



미국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이 콜린 파월에서 콘돌리자 라이스로 전격 교체됨에 따라 부시 2기의 한반도 정책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월 16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 후임에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공식 지명하고, 라이스 안보보좌관 후임에 스테펜 해들리 국가안보담당 부보좌관을 지목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 안보 라인 개편은 북한 핵 문제와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반도 정책을 입안ㆍ실행할 진용이 라이스 - 해들리 등 매파(강경파) 진용으로 짜여져 향후 대북 정책에서도 강공과 압박이 주류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부시 2기의 라이스 체제는 구조적인 틀의 안정성과 집행력 강화 가능성 등으로 오히려 해법 찾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세종연구소 이숙종 박사는 "국무부내 온건파인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제임스 켈리 아ㆍ태담당차관보 등이 동반 퇴진하고 대신 대량 살상 무기 비확산 전문가 등이 힘을 얻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미국의 외교 정책이 상대적으로 강경 쪽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라이스 보좌관은 북한에 대해 '악의 축' 개념을 갖고 있고 불량 국가 처리 방법에서 미국 중심적인 강경 구도로 갈 가능성이 많아졌다"면서 "기존 6자 회담의 틀을 기본으로 인권법과 대량 파괴 무기 확산방지 구상(PSI) 등 강압적인 외교를 구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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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라이스의 등장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외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라이스는 강경파인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파월이 대표하는 온건파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 왔다"면서 "정부도 2년 가까이 라이스와 접촉해 왔기 때문에 대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인택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라이스 보좌관은 분명 네오콘은 아니고 상당히 합리적 인사로 전체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서 현실적인 방법을 구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국은 북한 핵문제에 관한 한 1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요구(북미 직접 대화)를 거부하고 6자 회담의 현행 틀을 유지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북한의 태도에 따라 미국의 대북 제재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말 미국 디펜스 포럼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 온 국회 외교통상위 소속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미 정계 고위 인사와 한반도 전문가들을 만나본 결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악의 축' 3개국(이라크ㆍ이란ㆍ북한) 중 이란이 핵 무장을 포기하고 이라크 사태가 내년 초 국민 투표를 통해 안정을 찾게 되면 북한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매파인 라이스가 국무 장관에 기용됨에 따라 북한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만약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북핵 해법을 거부할 경우 군사적 제재도 배제할 수 없고 2005년 10월 위기설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대다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벼랑끝 전술'과 같은 극단의 선택을 하지 않는 한, 라이스 체제하의 한반도 정책은 부시 1기의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현인택 교수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부시 행정부 전체를 봐야지, 국무장관 개인을 보고 '강경이니, 온건이니'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라이스 내정자도 부시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서 그 행정부의 외교 정책 노선과 철학의 테두리 안에서 정책을 수립, 집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교수는 라이스 체제하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 "부시 1기의 4년 간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태도에 따라 내용을 달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상정하고 있는 북핵 해결 방식은 북한의 선(先) 핵포기를 전제로 한 리비아식 해법인 반면 북한은 '북 - 미 직접 대화'를 요구, 양측간 골이 매우 깊은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은 3차 6자 회담에서 '3개월 준비 기간 내에 동결 후 핵 폐기'라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 북한의 답변을 바라고 있고, 북한은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부시 대통령이 재집권함으로써 선택 폭이 좁아진 상황이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부시 2기 정부에서 "시간은 미국편"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제시한 북핵 해법 카드에 북한이 시간을 끌수록 미국의 대북 압박은 명분을 갖고 강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인택 교수는 "북한은 '언더 독(under dogㆍ패배자)' 상황이어서 미국이 제시한 카드를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머지 않아 4차 6자 회담이 재개되고 북한이 참여한 가운데 북핵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시 대통령은 11월 20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에서 북핵 폐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북핵 문제를 6자 회담의 틀 내에서 해결해 나가기로 해,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를 6자 회담의 틀 내에서 최우선 순위로 해결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지난 6월 3차 6자 회담 이후 표류해 온 북핵 문제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음 순서는 북한의 답변이다.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7월 9일 방한했던 라이스는 "북한이 핵 계획을 진정으로 폐기한다면 얼마나 많은 것이 가능할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깜짝 놀랄 대가' 와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은 '테러 지원국 해제'와 '북 - 미 수교 협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북핵 카드를 수용할 경우 '깜짝 놀랄 대가' 를 받을 수 있지만 개방에 따른 '체제 보존'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는 북한이 미국의 북핵 압박에 대해 쉽게 답변하지 못하는 실질적인 배경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라이스 체제하에서 남북 관계는 북핵 문제와 6자 회담과 연계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래서 김기정 교수는 "3차 6자 회담에서 제시된 로드맵을 보면 일괄 타결은 힘들어도 부분 타협은 가능하다고 본다"며 "한국은 북핵 문제가 악화되지 않도록 중재자로서 행동해야 한다" 고 말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ㆍ미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미국의 대북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크고, 그 과정에서 한ㆍ미 갈등이 생길 수 있다"다"며 "한국이 6자 회담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가 내년 초부터 본격 펼치게 될 한반도 정책에 남ㆍ북한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4-11-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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