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고객만족도 2년연속 A등급
시험.인증 인프라와 인력양성에 중점

조승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에서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혜영 기자
조승환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원장은 10일 “국민에게 친숙하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양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KIMST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생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참여 플랫폼과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KIMST는 해양수산부의 자금으로 연구기획·평가·관리 및 성과의 확산을 추진하는 준정부기관이다. 해양수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국가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부산지방해양수사청장,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 실장 등 해양수산부 요직을 두루 거친 조 원장은 지난 2018년 KIMST 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후 그는 줄곧 소통과 협력을 강조해 왔다. 연구자는 물론이고, 해양수산 분야의 다양한 의견,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함이었다. 덕분에 기획재정부에서 주관하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2년 연속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해양수산업의 갈 길은 멀다. 연구 성과가 창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R&D 수요를 창출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각 단계는 단절돼 있다. 조 원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해 현장에 실제 적용함으로써 연구성과를 내겠다”며 “연구개발 결과를 산업화까지 연결해 주는 해양수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양수산업 생태계는 무엇인가.
“해양 생태계는 기술, 제품, 인력, 자금 등이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는 것을 뜻한다. 중소벤처기업들의 핵심 기술이 원활하게 사업화로 연결되도록 정부 주도의 산업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여건상 어려운 곳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2030년까지 11조3000억원 규모의 신시장을 창출하겠다고 공언했다. 해양 신산업으로 무엇을 꼽을 수 있나.
“수산과 해운에서 시작된 전통적 해양산업은 양식과 조선 및 해양 플랜트 산업 등으로 확대됐다. 해양 레저 산업도 퍼져 가고 있다. 이처럼 전에 없던 새로운 산업이 바로 신산업이다.”

-예를 든다면.
“해양 신도시가 건설되고 친환경 무인 선박이 항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수중로봇에 의한 수중건설, 환경 친화적인 양식이 이뤄지고, 다양한 수중·수상레저 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다. 극지와 심해를 탐사하면서 해양에서 신물질이 창출될 수도 있다. 인류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될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진국들은 이 같은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국가의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 놓여있다. 정부로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목매지 말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내가야 한다. 해양산업은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예측이 불가능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징을 고려한 전략적인 투자를 해나갈 계획이다.”

-해양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들을 꼽는다면.
“첫째로 해양수산 제품의 인증체계 구축을 위해서 시험o인증 인프라 확충이 절실하다. 해양수산 분야 인증은 육상에 비해 비용이나 시간 등에서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인증체계의 국제적 신뢰 확보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신기술을 중심으로 정부는 인증 인프라와 국제 표준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기술 발전으로 인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무인 선박운용이나 항만 무인화 등은 해당 산업의 인력 구조 재편을 동반한다. 선원이나 하역 인력은 감소하겠지만 육상 선박운항 관리자 등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무인 원격 유지보수 서비스 등 신규 비즈니스도 함께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기술로 인한 일자리를 예측하고 그에 맞춰 탄력적인 전문 인력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해야 할 것이다.

셋째로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 해양 신산업 분야는 민간 투자가 원활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 수익성보다는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 펀드를 조성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해야 할 것이다. 올해 조성된 해양 모태 펀드는 해양수산 분야의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해양 기업과 민간투자자 간 지속적인 교류활동, 네트워킹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혁신 성장 정책에 KIMST는 어떤 지원을 하는가.
“유관 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농림해양분야 혁신성장 지원 협의체, 함께 하는 공공혁신 서울 협의회, 해양수산 안전·환경 혁신 학습그룹 등과 협업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사업이 있다면.
“연구개발 참여, 창업 지원, 기관 혁신, 공공성 강화 등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해양수산 창업·투자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창업 단계별 맞춤형 기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