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
KT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시대의 신(新) 강자가 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국내 젊은 벤처 투자자들과 함께 세미나를 열고 코로나19 경제 위기극복과 새로운 기회 모색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구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예상치 못했던 비상상황에 대비를 강화하고, 비대면 및 바이오o헬스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코로나 전화위복을 위한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지난달 21일 KT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지니뮤직 사옥에서 국내 벤처캐피탈 경영진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위축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젊은 벤처 투자자에게 ICT기업 전문 경영인으로서 견해를 공유하고 업계의 다양한 고민과 의견을 듣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세미나에는 와 함께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이강수 부사장, 미래과학기술지주 김판건 대표, HB인베스트먼트 박하진 본부장 등 벤처캐피탈 업계 인사 약 40명이 참석했다.

구 대표는 “코로나는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과 1997년 IMF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서 특정 국가나 산업이 세계의 경제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경제흐름을 보이는 ‘디커플링(Decoupling)’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이러한 코로나로 발발된 사회o경제 변화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기업의 대응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코로나 이전에는 기업들이 크게 고민하지 않았던 공급망, 직원안전, 수요급감, 직장폐쇄 등 비상상황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장비인 에크모(ECMO, 체외막산소공급장치) 국산화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주요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망이 끊어질 상황에 대비해 필수부품 국산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에 당연하게 여겼던 해외출장, 대면회의 등 업무 관행에 대한 점검과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이후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교육, 재택근무, 원격의료, 배달앱 등 전 산업에 걸친 디지털 혁신과 비대면은 일시적인 사회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될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 될 것이며, 이 속에서 새로운 사업기회가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위기극복의 경험이 큰 자산”이라며, “코로나로 위상이 격상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회를 의미 있는 사회적 가치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이번 경험으로 바뀐 사회와 시장의 요구를 민첩하게 읽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AIo빅데이터 기반 감염병 대응 위해 글로벌 동맹

이같은 전망에 따라 KT는 우선 바이오o헬스 분야에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KT는 최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하 게이츠 재단)의 투자를 받아 3년간 120억 원 규모의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를 진행한다. KT는 이번 연구로 ‘인공지능 기반 감염병 조기진단 알고리즘’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을 개발한다. 게이츠 재단은 연구에 소요되는 비용 중 50%를 펀드 형식으로 지원한다.

첫 번째 과제로 모바일 닥터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독감 유사 증상을 스스로 입력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앱은 IoT 센서를 통해 측정된 이용자의 체온, 독감 증상 등을 저장한다. 이후 앱에 축적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독감 가능성을 도출하는 알고리즘을 완성할 예정이다. 더불어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구 이동 이력과 독감 유전체 검사 데이터, 독감 유행지역을 분석해 독감 확산 경로를 규명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지역별 독감 발생추이를 분석하고 지역별 독감 시즌 예측 모델도 개발한다. KT는 게이츠 재단과 진행하는 이번 연구가 ‘코로나19’와 같은 신o변종 감염병 대응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로 개발된 플랫폼과 알고리즘이 감염병 유행 이전에 위험을 알려, 감염병 조기진단에 도움을 주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 영역, 5G 자율주행 운반 카트 상용화로 언택트 기술에 집중

물류 분야에서는 물류센터에 자율주행 운반 카트와 관리 시스템 등을 적용해 언택트 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최근 각 대리점 등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물류센터 효율화를 위해 통신업계 최초로 물류센터 운영에 5G 자율주행 운반 카트를 적용했다. 이 카트를 이용해 작업할 경우 작업자의 이동 거리가 47% 감소해 물류센터 직원의 작업환경이 이전보다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KT가 서부물류센터에 적용한 5G 자율주행 운반 카트는 ‘나르고’와 ‘따르고’로 KT와 트위니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나르고’는 자율주행으로 이동하는 선행 카트와 이와 함께 주행하는 후행 카트로 구성돼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의 화물을 운반해야 하는 경우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따르고’는 사람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카트로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화물을 이동해 분류하는 데 적합하다. 또 자율주행이동체(AIV, Autonomous Intelligent Vehicle) 서비스를 더해 작업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AIV 서비스는 미리 구축된 산업현장의 실내 지도와 자율주행 운반 카트의 실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이동 및 호출 명령, 긴급상황 대응 등 운영 현황을 통합적으로 관제하는 서비스다. 운용 데이터 수집과 분석, 통계도 지연시간 없이 산출된다.

교육 분야, ‘비대면 ICT 체험 교육’ 진행

교육분야에서는 전국 31개 지역아동센터의 긴급 돌봄 아동을 대상으로 ‘비대면 ICT 체험 교육’을 진행중이다. 비대면 ICT 체험 교육은 KT의 화상 회의 시스템인 ‘KT 화상회의 2.0’을 이용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다. KT는 온라인 개학으로 발생하는 취약계층 아동의 학습 공백을 보완하기 위해 이 교육을 마련했다. 교육 과정은 ‘AR로 아동센터에 동물 기르기’, ‘VR 콘텐츠 제작하기’, ‘1인 크리에이터 도전하기’ 등 IT 기기를 활용한 놀이 형태의 체험 교육 중심이다. KT는 지난 4월 ‘지역아동센터 시o도 지원단’을 통해 전국 긴급 돌봄 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신청을 받았고, 현재까지 총 98회의 수업을 진행했다. 교육은 온라인 개학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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