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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작’ 수출 지연 불구…넥슨, ‘기대감’ 커졌다

‘3N’ 중 최초로 영업익 1조 원 달성에 호실적 지속…향후 글로벌 진출도 청신호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코로나19발 언택트 열풍으로 게임 기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이들의 기업 환경이 전부 우호적일 수는 없다. 감염병 확산 방지에 따른 국내 PC방 영업 축소를 비롯해 해외시장도 저마다 각기 다른 사정을 띠고 있어서다. 제 아무리 ‘언택트 붐’이라지만 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단연 실력이 최우선임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내 게임업계를 사실상 이끄는 넥슨도 그렇다. 여러 콘텐츠가 인기를 끌지만 중국의 게임규제 강화 등은 수출계획에 차질을 입혔다. 다만 넥슨이 그간 보여 온 경영행보 및 콘텐츠 경쟁력 등에 견줘 업계에선 여전히 기대감을 키워가고 있다. 다수의 시장분석 전문가들은 넥슨의 기업가치가 우상향할 것으로 바라본다.

시장 놀라게 한 넥슨…흥행가도 ‘탄탄’

넥슨은 지난해 여러모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먼저 1월, 매각설이 나돌았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본인 소유의 NXC(넥슨 지주사)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놓으면서다. 이는 국내 IT업계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다. 국내 게임 기업의 맏형격인 넥슨이 해외에 팔릴 경우,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 한국의 입지 또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매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10조 원에 달하는 가격이 다소 높았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당시 넥슨은 매각을 추진한 것만으로 회사의 위상을 입증했다. 혹여 매각될까 긴장감이 고조된 업계 분위기가 회사의 존재가치를 드러냈고, 인수 후보자로 중국 텐센트와 미국 디즈니 및 EA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거론됐다.

이처럼 연초에는 팔릴지를 두고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넥슨이지만, 연말에는 남다른 저력을 과시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내 게임업계 빅3, 이른바 ‘3N(Nexon·Nc soft·Netmarble) 가운데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했다. 참고로 넥슨은 본사를 일본에 두었으며, 넥슨코리아는 한국 현지법인이다.

작년에 넥슨은 연결기준으로 2조6303억 원(일화 2638억 엔)의 매출을 기록, 1조145억 원(1518억 엔)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3% 증가한 수치다. 3N 중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사례는 넥슨이 처음이다. 또 이 시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체도 넥슨뿐이었다.

넥슨의 이 같은 성과에는 여러 의미가 담겼다. 통상 게임 기업들은 시그니처와 같은 메인 콘텐츠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경향성이 짙다. NC소프트의 리니지,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등이 대표 사례다. 반면 넥슨의 경우 ‘던전 앤 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IFA 온라인’, ‘카트라이더’ 등 다채로운 스테디셀러 게임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에도 지속 중이다. 지난 2분기만 보더라도 넥슨은 매출 7301억 원(645억 엔), 영업이익 3025억 원(267억 엔)을 기록하며 3N 중 단연 앞선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06% 성장한 기록이다. 무엇보다 두 수치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성적이다.

넥슨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와 던전 앤 파이터 등 주요 스테디셀러 PC 게임들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모바일 게임들이 동반 흥행했다”며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유저 친화적 운영으로 한국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1% 성장했고, 북미·유럽 지역과 아시아·남미 지역에서 각각 173%, 21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던전 앤 파이터 中출시는 지연됐지만…

게임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호조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많지만, 각종 현실을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게임 업계에서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을 예로 들면 게임 규제가 한창이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각 게임에 대한 ‘과몰입 방지’ 검열을 시행하고, 게임 접속 시간 및 유료 아이템 구매 등을 전방위 제한하고 있다.

이는 넥슨에도 악재다. 당장 예정됐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현지 출시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당초 이 게임은 지난달 12일 출시가 계획돼 있었다. 무엇보다 매출 급등을 기대하게 만드는 야심작이었다. 넥슨측은 “게임 내 과몰입 방지 시스템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출시일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넥슨에 대한 시장 관심은 되레 커가는 모습이다. 그밖에도 여러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인 까닭에서다. 넥슨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은 역량을 발판 삼아 대형 온라인 IP의 모바일화 등에 속도를 붙일 것”이라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테일즈위버M, 마비노기 모바일 등 이용자층이 두터운 캐주얼 인기 IP도 모바일도 새로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넥슨은 과거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전례가 많다. 덕분에 일종의 ‘시장 신뢰감’을 다져온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예컨대 넥슨은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속 부진했었다. 하지만 그 후 현지 미디어 복합기업 ‘바이어컴’, ‘MTV네트웍스’ 등과의 파트너십이란 묘수를 발휘했다. 이를 계기로 넥슨은 미국 내 브랜드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넥슨은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15억 달러(약 1조8352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소식도 전했다. 구체적인 투자 기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량 지식재산권(IP) 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넥슨은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 및 하반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출시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또한 역대 최고 수준 기록 중”이라며 “풍부한 현금을 활용한 글로벌 IP 확보 투트랙 전략은 넥슨의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판단된다”고 관측했다.

한편 넥슨은 코로나19로 영업 차질을 빚고 있는 PC방들과의 고통분담에 나선 상태다. 넥슨 자회사 엔미디어플랫폼이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게토PC방(가맹브랜드) 사업자에 대한 관리비를 면제했다. 기한은 정부의 영업 중단 해제 시까지다. 넥슨측은 “모두가 힘들고 어렵지만 힘내시고 저희도 작은 힘이 돼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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