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첫 긴급 사용 승인…국내 치료제·백신 개발은?
“치료제는 내년 초 조건부 허가 날 듯”
셀트리온, 대웅제약, GC녹십자 치료제 개발 기대…백신 개발은 더디고 수입량도 미지수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희소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치료제 및 백신 개발 현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화이자는 미국과 유럽에도 긴급사용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도 조만간 미국 정부로부터 긴급 사용을 승인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 속도전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더딘 편이다. 임상 초기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제는 다르다. 국내 10여개 제약사가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중 셀트리온은 임상2상 결과를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확보해 연말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종근당, GC녹십자도 내년 1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치료제 임상실험 활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은 약 30건에 이른다(11월 23일 기준). 이중 경쟁력 있는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CT-P59’와 대웅제약의 ‘호이스타정’, GC녹십자의 'GC5131A'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셀트리온은 CT-P59의 임상2상 환자 327명을 모집해 투약을 완료했다. 현재는 중간 결과 도출에 매진하고 있다. 셀트리온 측은 “안전성과 효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시 한국에서 연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도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가격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국내에선 원가에 공급하고 해외시장에선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원가는 40만원대로 알려졌다.

또한 셀트리온 3사는 치료제 개발, 생산, 유통을 위해 일제히 뛰어들었다. 셀트리온 측은 “개발 및 생산은 셀트리온이 담당하고, 국내 유통은 셀트리온제약이, 해외 유통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담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 이후로 셀트리온 3사 주가는 모두 강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과 ‘DWRX2003’ 등 2개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개발 속도가 빠른 것은 호이스타정이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의 내년 1월 사용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은 이미 췌장염 환자들에게 10여년간 처방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로, 코로나19의 '타미플루'와 같은 약제가 될 것”이라며 “호이스타정을 코로나 양성 환자에게 즉시 투여해야 하는 약제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밀접접촉자, 증상의심자 및 자가격리자들에게 가장 빨리 투약해야 하는 코로나19 1차 약제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의 ‘DWRX2003’도 경쟁력이 높은 물질이다. DWRX2003은 1회 투여 주사제형으로서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최근 DWRX2003를 임상지원사업 대상 과제로 선정했다. DWRX2003은 현재 임상2상을 신청해 둔 상태다. 대웅제약은 “DWRX2003은 냉장 혹은 냉동 시설이 전혀 필요치 않으므로, 국내유통 및 해외수출 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어 제품의 공급 및 보관 관련 애로사항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의 치료제 'GC5131A'는 국내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 중 가장 많은 치료 목적 승인을 받았다. 총 13건이다. 치료목적 승인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임상 진행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치료 목적과는 별개로 현재 GC5131A는 중앙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12개 병원에서 고위험군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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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백신 개발
백신은 임상시험이 3건 진행 중이다. 3건 모두 1상 진행 중이다. 제넥신은 DNA 백신 후보물질 ‘GX-19’의 임상 1상 결과를 이달이나 내년 1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NBP2001’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 받고 임상에 돌입했다.

국내 백신은 이미 긴급 사용 승인을 받거나 2상, 3상 승인 대기중인 외국 제약사에 비해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쯤 국산 백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상용화보다는 외국 백신을 위탁생산하거나 수입하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과 백신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다. GC녹십자도 백신을 생산하기로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과 합의했다. 감염병혁신연합은 GC녹십자에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백신 위탁생산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백신 수입과 관련해서 한국의 백신 확보 규모는 미지수다. 정부는 백신 수입 현황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일본은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수입하기로 했으며 중국은 자국에서 개발 중인 일부 백신에 긴급 사용 허가를 내준 상황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