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타운 풍경, 월곡동
서울 시장 선거가 끝났다. 박원순이 이겼다. 서울은 또 어떻게 변할까.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 미술관에서 지난 10년 동안 서울의 살아 있는 표정과 삶의 현장을 담은 사진전 '안세권 ; 서울, 침묵의 풍경Ⅱ'전이 열리고 있다.

안세권은 렌즈에 도시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다. 도시의 성장과 발전, 번영을 반영한 현대적인 풍경과 사회 경제적 발전, 개발 논리에 밀려 사라질 상황에 처해 있거나 그로부터 오랫동안 소외된 지역의 삶을 이야기한다.

도시는 역동적인 공간이지만 때론 숨을 죽인 채 묵묵히 세월을 받아 들인다. 어쩔 수 없이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거나 폐허로 잊혀지지만 분명 시간 속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안세권은 지킬 수 없었던, 어쩔 수 없었던 서울의 공간을 잡아냈다.

청계천에서 본 서울의 빛
이름처럼 맑은 물이 흐르던 청계천은 어느 날 개발 논리에 따라 콘크리트를 덮어 썼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시 그것을 모두 뜯어내고 인공 하천이 됐다.

서울에 뉴타운이 들어섰다. 가난한 도시 근로자들의 삶터였던 달동네의 불빛이 사라지고, 거대한 회색 빌딩이 솟아올랐다. 아파트 단지다.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월곡동의 어제와 오늘도 안세권은 놓치지 않았다. 금호동도 마찬가지다.

사라지는 것과 생겨나는 것, 옛 것과 새 것. 함께 나란히 바라보면 도시의 사람들이 보인다.

안세권이 현실 풍경을 만나는 시간은 주로 새벽이다. 늦은 저녁부터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까지의 기록이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인적이 거세된 텅 빈 침묵을 공간과 시간의 호흡을 통해 시나브로 빨아들이는 '리트머스 풍경'으로 담아냈다.

성곡 미술관은 1998년부터 내일의 작가 프로그램을 운영, 지난 14년 동안 50여명의 젊은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안세권은 지난해 '내일의 작가' 수상자다. '서울 침묵의 풍경Ⅱ'전은 11월27일까지 계속된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