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상이 가능한 예술 가곡을 소개하는데 초점을 맞췄어요."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연주자 과정, 노스 텍사스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한 소프라노 권혜령이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귀국 독창회를 갖는다.

이화여대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2004년부터 올해까지 7년 동안 미국에서 공부한 권혜령은 맑고 풍부한 음색으로 차분하게 무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이번 귀국 독창회에선 미국 음악가 윈터 왓츠(Wintter Watts 1884~1962)가 1919년에 작곡한 '이탈리아 소품곡(Vinettes of Italy)'중에서 서정적인 가곡을 골라 피날레를 장식한다. 권혜령은 미국에서도 윈터 왓츠를 처음으로 재조명한 성악가로 유명하다. '윈터 왓츠의 연작 가곡(Wintter Watts'Song Cycle)'으로 연구 논문을 쓰고, 강연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권혜령 독주회에선 미국 가곡뿐 아니라 헨델의 오페라 아리아와 롯시니의 미사곡도 감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악하면 이탈리아를 많이 떠올린다. 풍부한 성량과 다양한 기교를 바탕으로 화려한 무대를 만들어가는 것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반면 미국은 시적인 가사와 음악적 분석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권혜령 역시 이런 미국적 흐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독창회를 준비하면서 시적 느낌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시를 읽고, 가사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언어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

권혜령은 노래와 함께 이론적 깊이를 더하기 위해 '알렉산드로 스카를랏티의 칸타타의 다 카포 아리아에서의 정감 이론과 장식음'에 대한 연구도 진행했다. 이밖에 원전악기의 오케스트라나 챔버 앙상블과 함께 텔레만, 쉬츠, 몬테클레어, 헨델 등 다수의 고(古) 음악 레파토리를 무대에서 공연하면서 관련 연구도 활발히 하고 있다.

권혜령 귀국 독창회의 반주는 이화여대를 거쳐 영국 로열 아카데미와 미국 줄리아드에서 수학한 피아니스트 정호정과 서울대 기악과를 졸업한 뒤 독일 쾰른 음대에서 공부한 트럼펫이스트 이창석이 맡는다.



이창호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