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중 성행위 '수면장애' 증산 원인·특정패턴 몰라범죄 악용 가능성 높아 '추적흔적' 있으면 의심숙면·약물요법 치료도움

최근 영국에서는 남편이 섹스몽유병에 걸린 덕분에 오랜 소원이었던 임신에 성공을 한 여성의 스토리가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뉴스의 주인공은 디 해리스라는 25세 영국 여성. 이 여성은 남편 대니얼과 함께 아이를 갖기 위해 18개월 동안 부단히 노력했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결국 이들은 임신 관련 치료를 받기로 했다.

그 상황에서 어느 날 밤 디는 남편 대니얼과 잠자리를 가졌다. 그날 밤 잠자리에 행복한 감정을 느낀 디는 다음날 낮 남편에게 "어젯밤 너무 좋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남편은 엉뚱하게도 "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되물어 왔다. 남편이 아내와 성관계를 가진 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섹스몽유병 환자였던 것이다.

섹스몽유병은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일종의 수면장애로 '섹스솜니아(sexsomnia)'라고 불리기도 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7일 디와 대니얼 부부의 사건을 계기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진 섹스몽유병을 다룬 기사를 보도했다.

수면상태서 성행위

섹스몽유병은 말 그대로 잠을 자고 있는 상태에서 성 행위를 하는 병이다. 대개 남자들이 많이 걸리지만 일부 여성에게서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몽유병처럼 수면과 깨어 있는 중간 상태에서 성 행위를 한다. 1990년대부터 이 같은 증상이 본격적으로 의학계에 보고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증상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증상이 나타나는 특정한 패턴도 없다. 왜 하필 그날, 그 상황에서 비몽사몽간에 성 행위를 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어떤 의학적 설명도 나와 있지 않은 희귀한 질병이다.

섹스몽유병의 사례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열린 수면장애연구학회 연례총회에서는 "수면장애 클리닉에 상담을 요청한 사람들 가운데 약 8%가 잠을 자면서 성 관계를 가졌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제출됐다. 그만큼 비슷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3월에는 벨기에의 30세 한 남성이 4살짜리 친딸을 잠결에 성폭행했다가 섹스몽유병 진단을 받았다. 또 같은 해 영국에서는 주택 수리공으로 일하는 대런 그린우드(33)라는 남성이 잠결에 여성을 덮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법원은 이 두 남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의식적으로 이뤄진 '범죄'가 아니라 질병 때문에 벌어진 '사고'라는 것을 법원이 인정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병을 핑계 삼아 성폭행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병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폭행 피의자가 진실로 병에 걸려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아니면 고의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발뺌을 하고 있는지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의학계에서는 섹스몽유병을 진단하는 근거로 크게 세 가지를 사용하고 있다. 우선 피의자가 과거에도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었는지 여부다. 평소에는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성폭행을 저지른 뒤 "나는 환자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 기준은 성폭행 행위가 계획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돼야 한다. 사건이 일어난 정황이 우발적이어야지 조금이라도 계획적으로 보이는 구석이 있으면 질병이 인정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피의자들이 성폭행을 저지르고 난 뒤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추적했다는 흔적이 없어야 한다. 섹스몽유병 환자들은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전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이유가 없다. 만약 이런 '추적의 흔적'이 있다면 이는 피의자의 성폭행이 무의식 중에 일어난 아니라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

카페인 섭취 줄이고 숙면

증상이 심할 경우 의학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잠을 푹 자도록 도와주는 약물 요법이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잠을 푹 자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영국 런던 국립병원 신경학자 매튜 워커 박사는 "오후 4시 이후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잠을 잘 때 주위를 어둡고 조용하게 만드는 등 숙면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자기 전에 술을 마시는 것도 좋지 않으며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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