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해외 시장 진출

국내 경마 사상 최초로 경주마 해외 수출이 이뤄진다. 사진은 해외 원정경주를 떠나기 위해 항공 수송 준비를 하고 있는 경주마 모습.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에서 태어난 명문혈통의 경주마가 처음으로 해외 수출된다.

한국마사회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 '비카' '커맨더블' '엑스플로잇'의 각각의 자마 총 3두를 국내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수출한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는 경주마 생산 불모지였던 한국이 국산마 생산에 착수한 지 20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번 경주마 해외수출은 말산업 육성법 제정에 발맞춰 국내 말산업의 수요를 견인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국내에 한정된 시장을 넓혔고 외화 획득으로 국민 경제를 향상시켰으며 경마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했다는데 이번 수출의 의의가 있다.

최인용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장은 "이번 수출은 향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확실한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하며 "중국, 필리핀, 마카오 등을 대상으로 현지 시장조사, 해외 바이어 초청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연간 50두 규모로 수출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조기 해외 시장 공략은 앞으로 최대의 말 소비국으로 부상할 중국 시장 선점을 위해서 필수적이라고 최 처장은 덧붙였다. 베팅을 금지하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현재 30여개 경마장이 비공식적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지만 곧 중국 정부가 경마를 허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전역 300여개의 경마장에서 수만 마리의 경주마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말산업 시장이 지척에 생기는 셈이다.

경주마 수출이 주목받는 이유는 경주마의 부가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2008년 기준 한우 비육우의 평균 거래가격이 534만원인 반면 국산 경주마 평균가격은 3,330만원이었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씨수말의 정액 한 방울이 다이아몬드 1캐럿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실제로 우수한 혈통의 경주마는 경주능력이 검증되지 않아도 100만달러 이상의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한국의 경주마 생산은 1991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1995년에는 제주육성목장이 개장해 연간 1,300두 이상의 경주마를 생산하고 있다. 초기 20%도 안 되던 국내산마 자급률은 현재 78%를 웃돈다. 한국마사회 역시 국산마 교배 지원을 위해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씨수말을 도입해 보유 중이다. 나아가 우수 씨수말을 통한 생산목장 교배 지원, 생산마 조기 매입 육성, 기술지도 지원을 통해 국내 마필생산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이번 해외수출을 위해 씨암말 특별교배(내수용 자마 생산을 위한 교배 외) 규모를 연차적으로 확대해왔다. 지난해 12마리를 시작으로 올해 17마리, 내년까지는 30마리 내외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국산 경주마의 원활한 해외 수출 지원을 위해 한국마사회가 보유한 우수 씨수말 13두를 지난 4월 브리더스컵사에 등록하기도 했다. 브리더스컵사는 북미의 주요 경주마 생산자 단체로 경마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브리더스컵 월드 챔피언십 경주를 주관하는 단체다.

말 수출은 경마장 플랜트, 운영 IT시스템, 전문 관리 인력 등의 연계 수출로 이어지게 된다. 이번 수출이 관심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성환기자 spam001@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