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사배 우승컵 차지하며 서울에 1승 안겨 br 남은 두 개의 오픈경주 우승컵은 어디로?

지난 13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치러진 경남도지사배 대상경주(암말한정, 혼합1군, 2000m, 총상금 4억원)에서 부경 소속 경주마들이 서울의 7세 암말 탑포인트(7세)에 일격을 당하며 안방에서 우승컵을 서울에게 내주었다. 이로써 서울경마공원은 지난 5월 코리안더비 이후 올해 두 번째로 오픈경주에서 우승하며 그간 구겨진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했다.

부경의 쓰라린 패배였지만 조인권 기수가 기승한 탑포인트(8번 게이트)의 경주력 만큼은 훌륭했다. 탑포인트는 다소 늦은 출발을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장거리 경주인 만큼 초반의 부진을 딛고 차분하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순위에 큰 변동 없이 진행된 경주는 4코너 이후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앞서 달리고 있던 마필들이 무너지면서 선두 후미까지 치고 올라온 탑포인트가 막판 추진을 시작한 것.

탑포인트는 결승선 전방 약 200m를 앞두고는 선두로 달리던 깍쟁이를 넘어서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 지난 2009년 KRA컵 클래식 대상경주 이후 두 번째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금비와의 도착차이는 2마신(약 5m)이었다. 경주를 직접 본 부경의 경마팬들은 "저런 고무줄 같은 탄력이 과연 7세마에서 나오는 것이 맞나" "아직도 전성기에 있는 마필이라고 생각될 만큼 날카로운 추입이다"라며 노익장을 과시한 서울의 왕언니 탑포인트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서울의 탑포인트에 우승을 내준 것 이상으로 뼈아픈 부분은 2, 3위마저도 서울경마공원 소속 마필들에게 내줬다는 부분이다. 인기순위에서 서울의 경주마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던 원더유니콘은 10위로 추락하며 부경 경마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그나마 착순권에 이름을 올린 4위 퀸오브레인과 5위 머니트리도 경주 내내 서울경주마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오랜만에 부경을 이긴 서울의 기세와 아직은 패배에 익숙하지 않은 부경의 경주마들. 이제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의 오픈경주로 치러지는 경주는 오는 27일 브리더스컵 대상경주와 12월 11일로 예정된 그랑프리만 남아있다. 두 경주의 우승컵이 어디로 향할지 경마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성필기자 sph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