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장년층에겐 그저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칙칙한 나라'란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젠 젊은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다. '청춘의 아지트'라고도 한다.

30여 년 창작극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는 극단 연우무대가 연극 '인디아 블로그'를 오는 8일부터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2관(구 이다 2관)에서 다시 공연한다.

'인디아 블로그'는 지난해 프린지 페스티벌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아 '프로젝트 빅보이'에 선정된 창작극으로 지난 6월 연우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연출과 배우, 스태프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인도를 찾아가 생생하게 현지의 느낌을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고 돌아왔다.

사랑을 찾아 떠난 남자 '혁진'과 사랑을 잃어버린 남자 '찬영'이 인도 여행에 나선다. 젊은 혈기만 왕성한 이들은 디우, 바라나시, 자이살메르 등을 여행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관객들과 이야기한다. 인도의 느낌,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맺은 인연, 쉽게 풀어놓기 어려웠던 자신만의 추억과 사랑까지도 모두 털어낸다.

인도에서 찍은 사진, 영상, 소품 등을 무대 위에서 그대로 보여주며 이야기하는 동안 배우와 객석의 관객은 시나브로 오랜 친구처럼 소통하게 되고 젊은 에너지와 유쾌한 감성을 교감하게 된다.

인도가 어떤 나라이고, 왜 그 곳에 가야 하는지 풀어나간다. 힘들고, 짜증나고, 툭하면 다툼이 있던 곳이지만 새로운 힘을 얻는 땅임을 알게 된다.

'인디아 블로그'는 마치 여행기를 블로그에 올리는 듯한 느낌의 공연 방식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미 인도를 다녀온 이들에겐 아련한 추억을, 아직 인도에 가보지 못한 이들에겐 '인도앓이'를 안겨줬다.

'인디아 블로그'는 '플레이위드'란 창작집단이 극을 썼다. 2006년 12월 연출가 박선희가 '햄릿'을 즉흥극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하면서 탄생해 프린지 페스티벌을 비롯해 대학로의 여러 소극장에서 다양하고 실험적인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디아 블로그'도 완성했다.

이번 재공연에도 초연 멤버였던 박동욱이 '찬영', 전석호가 '혁진'으로 출연하며, 연출은 박선희가 맡았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