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 '내 마음에 비친 상들'·김환기 '31-III'·유영국 '1979 Work' (맨 위부터 시계방향)
한국 추상 미술의 개척자와 1세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올해 마지막 기획 전시로 내년 2월19일까지 '한국 추상-10인의 지평'전을 본관 1층에서 진행하고 있다. 남관, 김영주, 하인두,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 류경채, 곽인식, 정창섭, 윤형근 등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작품으로 영원히 남아 있는 작가들의 작품 42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한국 추상 회화사에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들의 작품을 '인간을 보다', '자연을 그리다', '물(物)의 언어를 듣다'라는 3가지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서구적 추상을 맹목적으로 쫓아간 것이 아니라 '한국적' 특성을 녹여낸 작품들을 선정, '한국 추상 미술'을 재발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추상 미술은 과거의 미학이 돼버린 듯 하지만 한국 현대 미술을 이끌었고, 표현의 폭을 다양화시킨 발판이 됐다. 특히 현대 회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추상 미술'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을 보다'는 한국전쟁 이후 정서적, 심리적으로 피폐해진 한국 사회에서 인간 존재의 형상을 끌어낸 남관, 부조리한 현실 상황에서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 김영주, 개인적 불행에 따른 인간적 고뇌와 고통을 빛으로 승화한 색채 추상을 보여준 하인두로 구성했다. 한국 추상회화의 선각자인 남관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자연을 그리다'는 한국의 자연을 모티브로 자연에 대한 감성에서 비구상의 완전 추상으로 나간 김환기, 기하학적 색채 추상 분야에서 독보적인 유영국, 여성작가로서 대지적 포용력을 보여준 이성자, 명상적인 문과 내면을 통해 범자연주의적 추상 세계를 보여준 류경채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밖에 '물의 언어를 듣다'에선 물질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선구자로 불리는 곽인식, 종이를통해 물질과 나와의 합일을 추구한 정창섭, 일체의 작위적 행위나 이미지를 제거하고 물감과 캔버스라는 물질로써 가장 기본적인 회화 세계를 보여준 윤형근을 만날 수 있다.

추상의 세계는 어렵다. 아니다. 색채와 형태가 주는 이미지나 느낌을 나름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자꾸 이런저런 의미를 두려고 하니까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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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기자 ch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