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辛卯)년이 가고 임진(壬辰)년이 온다. 토끼를 밀어내고 용이 나타난다.

용은 상상 속 동물이다. 절대 권력을 지닌 왕이나 위대한 인물을 상징한다. 천자(天子)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하고, 왕의 의복을 용포(龍袍)라 하는 등 민간에선 감히 언급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졌다.

중국 화가 장승요가 용을 그린 뒤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찍자 생기를 띠며 하늘로 올라갔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화룡점정(火龍點睛)’은 가장 중요한 일을 성취하는 것을 뜻하며, 처음은 거창하지만 끝이 흐지부지한 모양새를 가르쳐 ‘용두사미(龍頭蛇尾)’라 한다.

2012년 4월11일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12월19일에는 제18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다. 과연 대한민국의 국운은 어떤 형국일까, 누가 ‘용의 눈’이 될 수 있을까. 역술인 백운비씨가 임진년의 국운을 풀어봤다.

# 장면 1 - 2011년 12월27일 서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그렇게 생각하니까 한나라당이 잘 안 되는 거죠.”

흔들리는 한나라당의 구원투수로 나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임명한 최연소 비대위원 이준석(26)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아버지, 할아버지 뻘인 참석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제 목소리를 냈다.

한편에선 신선한 변화의 바람이라 하고, 한편에선 이건 아니라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 장면 2 - 2011년 12월28일 평양 김일성 광장

“김정은 동지는 위대한 김정일 장군의 사상과 영도, 인격과 덕망, 박력과 배짱을 이어받은 당·군·인민의 최고 영도자다.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슬픔을 천, 백배의 힘과 용기로 바꿔 선군의 한길로 더욱 억세게 걸어나갈 것이다. 김정은 동지를 또 한 분의 장군, 최고 영도자로 받들어 사회주의 강성국가의 위업을 수행해 나갈 것이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혁명의 최고 수위에 높이 모시자.”

팔순을 넘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 추모대회에서 북한의 앞날을 점칠 수 있는 추도사를 10만 군중 앞에서 낭독했다. 손자 뻘인 김정은과 새 시대를 열어가자는 것이었다.

용이 승천하려면 천지의 오합이 상생하며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임진년은 오합이 분산되고 있다. 천지가 혼란스러운 형국이다. 곳곳에 승천을 막는 장애물들이 놓여 있다. 남북을 막론하고 파벌이 심해지고, 정쟁이 끊이지 않는다.

임진년은 ‘병고상약지세(病苦傷弱之勢)’에다 ‘기세우락(氣勢雨落)’이라. 아프고, 고통스럽고, 상처 받고, 기운이 떨어진다. 그것마저도 떨어지는 비처럼 자꾸 쇠락해질 수 있다.

정치계는 겉으로 통합되는 듯 해도 속으로 여기저기 상처가 심해지고, 갈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통합을 이룬다 해도 언제까지 명맥을 유지하느냐가 문제다.

모든 기운이 약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어른 노릇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조숙한 젊은이들은 월급쟁이를 박차고 나가 창업과 개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모든 것이 조기 성장하는 기운 때문이다.

흑룡(黑龍)은 역술 속엔 없는 동물이다. 존재하지 않는다. 청룡(靑龍)과 황룡(黃龍)이 있을 뿐이다. 용의 해에는 공통적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혼재한다. 승천을 하면 최고의 자리에서 꿈을 이루는 것이고, 추락하면 세상은 평지풍파에 휩싸인다.

# 장면 3 - 1592년 조선 선조 25년

황룡의 해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임진왜란도 분명 전조가 있었다. 그러나 대비하지 못했다. 1592년 4월 왜군은 파죽지세로 부산포 등 경상도와 전라도를 휩쓸며 조선군을 궤멸했다.

황룡은 난폭하다. 성질이 아주 사납다. 상상하지 못했던 이변이 많이 일어난다. 재난이 닥치고, 때에 따라 기후 변화도 심하다.

2012년 한반도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날 때처럼 외부에서 안으로 공격을 받는 형국이다. 국방이든, 내부 결속이든 방어 태세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

북은 대장군(大將軍) 방이고, 남은 삼살(三殺) 방이다. 서쪽으로 파상(破傷) 방이 있으니 크고 작은 분란이 끊이지 않는다. 서해 건너 중국과의 사이가 자칫 나빠질 수 있다.

한반도의 북쪽은 수기(水氣)가 강하고, 남쪽은 화기(火氣)가 강하다. 물은 흐르거나, 솟아오르거나, 쏟아져내려야 생명력을 갖고 맑게 유지하는 법이다. 그러나 북쪽의 물은 고여서 썩어가고 있다. 내분이 심각하고, 온갖 어려움이 닥칠 듯 하다.

남쪽은 화기가 드세 용을 괴롭힌다. 황룡에게 필요한 맑은 물은 부족하고 그나마 흙탕 물도 점점 말라 들어가니 용이 화가 날 수 밖에 없다. 용이 승천하려면 화기가 약해지고 수기가 강해야 하는데 그럴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내부적으론 좌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에 따른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 사회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 탓에 생긴 문제로 인해 잡음이 계속되는가 하면 성장이 늦어질 수 있다.

정치처럼 경제도 극과 극의 현상이 우려된다. 성장도 편중되는 경향이 나타나다 보니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이럴 때 일수록 자리 관리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정신을 되새기면서도 철저하게 지켜나가야 혼란스런 기운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다.

개인이나 가정에선 삼강오륜이 깨져 이혼이 늘어나고, 연인들의 이별이 많아지는데 심지어 부모 자식 사이에서 등을 돌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우주는 음양오행의 섭리에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용은 오합과 상생해야 승천하고, 세상이 안정되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혼란스런 한 해가 되겠지만 예체능 분야에선 국위 선양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대선을 미리 점치는 일은 아주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목성(木姓)을 가진 인물이 운이 따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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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창호기자 ch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