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워 호스(War Horse)'가 2주째 영국 박스 오피스 정상에 자리 잡았다. '워 호스'는 지난달 24일 발표된 제8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촬영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상, 음악편집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며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워 호스'는 1982년 출간된 화제의 소설 '조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로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에 나가게 된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말 조이와 그의 주인 알버트의 우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의 흥행은 탄탄한 스토리뿐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야 되는데, 그 몫을 거세경주마 핀더스키(Finderskey)가 해냈다는 평가다.

지금은 직접 레드카펫을 밟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핀더스키는 3류 경주마였다. 핀더스키는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실력없는 경주마로 찍혔으며, 매 경주 꼴찌를 전전할 정도로 불운한 경주마였다. 그의 트레이너 컬리 오티즈는 "최상의 경주 트레이닝을 했음에도 핀더스키는 매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경주에는 재능이 없어 보였던 말이었다"고 전했다.

그의 주인 빈센트 팀포니는 "말은 사람과 비슷한 동물이다. 절대 겉모습으로 그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예로 그가 소유한 말 중에 페스턴헬(Fasternhel)이라는 말은 극진한 조교를 했지만 경주에서 실력발휘를 못해 그는 그 말을 1,200달러의 싼값에 팔았다. 하지만 그는 얼마 되지 않아 국제 폴로경기에서 가장 주목받는 폴로경기 말이 되었다.

핀더스키도 그의 바램대로라면 뛰어난 경주마가 되어야 했지만, 예상과 달리 연기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말이었다. 그 재능은 동물조련사 러스티 헨드릭슨에게 발견됐고 핀더스키는 2003년 영화 '씨비스킷'에서 어린 씨비스킷으로 연기자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영화 관계자는 "동물과 연기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핀더스키는 재능을 타고 나서 연기지도가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제작진이 원하는 것을 주도해서 연기를 했다"며 "특히 수십 가지의 감정을 연기할 수 있을 정도로 핀더스키의 표정 연기가 우수하다.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12시간의 비행도 문제없이 잘 해냈고 프레임에 잘 들어오는 적당한 체구도 갖췄다. 체력, 외모, 연기력 삼박자를 갖춘 명품 연기자다"고 평했다.

현재 핀더스키는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백설공주(가제)(Mirror Mirror)의 작업을 끝내고 미국 LA 로브그렌 목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작품 준비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 거리에 말굽 프린트가 새겨질 일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워호스'는 오는 8일 국내서 개봉된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