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청화오조룡문호 白磁靑畵五爪龍文壺,18세기
임진년 용의 해를 맞이해 용을 소재로 한 특별한 기획전이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공아트스페이스는 특별기획전 '운룡정상(雲龍呈祥)'전을 2월 15일부터 3월 4일까지 전시한다.

십이지신 가운데 하나인 용은 사슴의 뿔, 소의 귀, 토끼의 눈, 잉어의 비늘 등 아홉 가지 동물의 특징을 따서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상서로운 동물이다. 용은 출세, 부귀, 만사형통, 영화 등 다양한 상징성 중에서도 특히 황제 또는 왕을 상징한다.

'구름 속의 용이 상서로움을 드리운다'는 뜻의 이번 전시는 왕과 황제를 상징해 온 용이 담긴 작품들을 비롯하여 왕과 관련있는 왕실의 어용작품, 동궁이 사용하던 자기 등 당대 최고의 작품들을 엄선해 한 자리에 모았다. 특히 왕실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도자작품들이 중점적으로 공개된다. 왕을 상징하는 발가락 다섯 개를 가진 용이 시문된 '백자청화오조룡문호(白磁靑畵五爪龍文壺)'를 비롯해 국가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갤러리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백자청화장생문팔각접시(白磁靑畵長生文八角楪匙 보물 제1063호)' 와 '백자청화매죽조문병(白磁靑畵梅竹鳥文甁 보물 제659호)'이 공개된다. 왕비의 처소에 둘렀을 것으로 전해져오는 '십장생도팔곡병(十長生圖八曲屛)', 현재 심사정의 '운룡도' 등을 포함해 50여점이 전시된다.

18세기 작품 '백자청화오조룡문호(白磁靑畵五爪龍文壺)'는 지난해 3월 뉴욕 크리스티에서 43억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었던 백자청화오조룡문호와 같은 형태와 문양을 지닌 대형 항아리로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의례기이다.

도자 작품 외에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십장생도팔곡병(十長生圖八曲屛)'은 지난해 마이아트옥션 제2회 메인경매에 출품되어 13억5,500만원에 낙찰되었던 작품이다.

'운룡도 雲龍圖' 현재 심사정 작 1707-1769 종이에 수묵
또한 심사정의 작품 중에서도 수작으로 손꼽히는 '운룡도'가 전시된다. 감상용으로 그려진 용 작품이 거의 없는 조선시대에 심사정의 작품 중 유일하게 전해져오는 운룡도로, 중국의 정형화된 화풍과 달리 검은 먹빛으로 그려진 구름 아래 웅장한 기운을 드러내는 역동적인 용을 통해 조선의 독자적 화풍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려, 조선 시대에 왕실에서 사용되었던 당대 최고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로 용이 상징하는 왕의 위용과 당대의 심미안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 중 무휴. 입장료 3,000원. (02)735-9938, 730-1144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