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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는 'A급 상권 C급 장소'가 딱! 좋은 재료·서비스가 성공 보증수표

■달인들의 레슨
좌담- 맛집 대표들의 성공 노하우
  • 오는 3월부터 한국일보미디어그룹이 진행하는'맛집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국일보 창업 아카데미' 강사진들이 14일, 주간한국 회의실에서'성공하는 맛집 창업'을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추원호'창굼터' 대표, 정광수'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대표, 황광해 음식칼럼니스트, 김관석'탐라돈' 대표. 윤관식 기자 new@sphk.co.kr
주방·홀 아르바이트 먼저, '인생 마지막' 각오로 덤벼야
1년 4번 상호 바뀌는 경우도
음식은 손님과의 소통, 내 입맛보다 소비자 맞춰야

블로거들 승패 절대적 관계, 먼곳 손님까지 찾아와
마니아층 탄탄한 곱창은 마케팅 안통해 '구전' 기대
창업자금 30%는 남겨둬야


베이붐 세대(1955∼1963년 출생자)의 퇴직자들이 소규모 창업에 몰리고 있다. '소규모 창업자'들의 대부분은 "그래도 밥장사는 남는 장사다"라고 생각하며 쉽게 음식점을 하겠다고 뛰어든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음식점을 창업하고 1년 후에도 살아남을 확률은 놀랍게도 8% 정도다. 바꿔 말하면 소규모 식당을 창업한 후 1년 이내에 문을 닫을 확률은 무려 92%에 이른다는 것이다. 매년 문을 연 100개의 식당 중 겨우 8개만 1년 후에도 영업을 계속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8개에 속할 수 있는, 음식점 창업의 길은 무엇일까? 주간한국은 14일 정평있는 음식컬럼니스트와 실제 성공을 넘어 '대박' 행진을 하고 있는 소규모 음식점 창업자들과 함께 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 (위·좌부터) 정광수, 김관석, 추원호, 황광해
주간한국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에는 황광해 음식칼럼니스트를 비롯해 정광수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대표, 김관석 '탐라돈' 대표, 추원호 '창굼터' 대표 등이 참석했다. 주제는 '창업 점포의 90% 이상이 실패하는 이유'와 '성공적인 창업과 상권의 상관관계', 그리고 '성공적인 소규모 창업 방법' 등이었다.

황광해씨가 진행한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각자의 창업과 운영 노하우를 전하며 '한국일보 창업 아카데미'의 강사로서 들려줄 이야기도 열정적으로 털어놓았다.

황광해(이하 황): 다들 바쁘신 가운데 참석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선 창업자들의 실패 요인부터 이야기해볼까요? 정확한 수치는 없습니다만, 매년 대략 3만 명 정도가 요식업 관련 창업을 한다고 하는데 정작 성공하는 경우는 퍽 드물지요?

추원호(이하 추): 정확한 숫자는 들쑥날쑥이지만, 1년 후에도 살아남는 경우가 10% 미만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자들이 유입되면 창업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거고요.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확신 없는 창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저런 사람도 성공하는데 왜 내가 실패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거나 혹은 막연히 "나는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창업하기 때문이죠. 사실은 보이지 않는, 90% 이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실패한 이유'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김관석(이하 김): 막연하게 창업하는 분들이 많다는 표현에 공감합니다. 저에게 체인점 내달라고 찾아오는 분들이 더러 계신데, 먼저 주방일, 홀 스텝 일을 아르바이트 삼아 하시면, 그걸 보고 가게 내드리겠다고 하면 대부분 "그렇게까지 하고 창업은 못하겠다"고 합니다. 소자본 창업이면 이른바 생계형 창업입니다. 5억 원 이상 들여 가게 여는 분들은 투자형 창업이죠. 생계형 창업의 경우,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덤벼야 하는데 그 정도로 절박하게 덤비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죽을 각오로 하라"고 권합니다. 진짜 공부 열심히 하고 창업하셔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문을 열고 나서 장사가 안 되면 그때야 '어떡하지?' 라고 고민합니다. 가슴 아픕니다.

정광수(이하 정): 저는 현재 가게를 창업하기 전에 이미 네 번이나 망해본 경험이 있습니다.(웃음) 성공한 경우보다 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셈이죠. 몇 번씩이나 망하면서 저 역시 왜 망했는지 당시는 잘 몰랐습니다. 원래 주방 일을 배우고, 창업을 했었는데 음식이나 서비스 등에 대해서 손님이 지적을 하면 대부분의 경우 설명을 하려고 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잘 만든 음식인데 왜 이해를 하지 못하느냐고…. 그렇게 손님하고 싸운 적도 있었고요. 그럼 결국 몇 달 후에 문을 닫게 되더라고요(웃음). 결국 음식은 손님하고의 소통이라고 믿습니다.

황: 정광수 씨 같은 경우는 소규모 창업이 아니라 '극소규모 창업'이었지요?

정: 녜, 1층과 지하 1층을 합쳐서 6.7평이었으니까요. 임대보증금이 200만원이었습니다. 지금 20여 평 가게로 옮겼는데 그야말로 대궐이지요. 혼자서 하다가 이제 홀 서빙 하는 직원도 있으니까.

황: 김관석 씨의 '탐라돈'도 그리 좋은 입지, 큰 규모가 아니고, 추원호 씨의 '창굼터' 같은 경우도 16평 정도니까 큰 규모는 아닌데요. 입지도 거의 맹지나 다름없는 곳이고요.

김: 제가 늘 주장하는 건 A급 상권의 C급 장소를 찾으라는 겁니다. 처음 창업하는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1년 이내에 별다른 마케팅 없이 B급이나 C급 상권에서 고객을 모으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A급 상권이면 일단 그 부근까지는 손님들이 옵니다. 가까이 온 손님들을 내 고객으로 만드는 건 비교적 쉽지요. C급 상권이면 사거리 모퉁이의 유동인구가 많은 A급 장소라도 성공하기 힘듭니다. 특히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고 찾아다니지요. 좋은 재료에 음식 잘 만들고, 진심으로 서비스하면 아무리 외진 골목이라도 찾아갑니다.

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창굼터'가 있는 곳은 인근 주민들이 운동하러 다닐 때만 사용하는 좁은 골목입니다. 그 이외에 유동인구는 거의 없는 곳이고요. 골목 분위기도 너무 우중충하고…. 절대 식당을 하면 안 되는 곳이었죠. 그런데 주변 가게들을 보면서 "인테리어를 조금만 깔끔하게 신경쓰면 돋보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른바 차별화 포인트였죠. 결국 주변보다 조금 더 깔끔한 인테리어를 하니까 나중에 창업하는 인근의 가게들도 깔끔해지더라고요.

황: 골목길을 밝게 해줬으니 해당 지자체에서 상이라도 줘야겠는데요(웃음). 영세 창업자들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정: 제가 여러 번 망해봤으니까 비교적 잘 알텐데요(웃음). 결국 구체적인 준비없이 막연하게 시작하면 반드시 망한다고 믿습니다. "이 정도하면 되지 않겠어?" 혹은 "뭐 별다른 가게가 있겠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시작하면 대부분 망하더라고요. "나는 성공한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빠진 게 없을까?" 혹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 없을까?"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는데, 실패할 때는 그런 부분이 보이질 않죠. 게다가 창업 준비 중에 자신이 없어지니까 프랜차이즈를 찾게 되는데 이럴 경우 스스로 창업을 해도 망하고, 프랜차이즈를 해도 망하고. 참 어려운 길인데 너무 쉽게 자신을 믿는다고 할까요, 그런 면이 있습니다.

김: 동감입니다. 처음 가게 문을 열었을 때 빚만 잔뜩 지고 있었고 가게 손님은 하루 두 테이블이 전부였던 적이 있습니다. 1일 매출 10만원이 되지 않았지요. 밤에 자리에 누워도 잠이 오질 않고,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희망을 가졌던 건 언제부터인가 한번 오신 분들이 또 찾아오시더라고요. 이른바 재방문이 이뤄지고, 또 그분들이 다른 분들을 모시고 오고…. 이 정도까지는 왔는데, 지금도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가게 부근에 유명 체인점, 돼지고기 관련 음식점이 여러 개 생겼다가 문을 닫았습니다. 1년에 한번씩 4년 동안 주인이 4번 바뀌는 경우도 봤습니다. 방심하면 바로 문 닫을 수도 있다고 늘 긴장하고 있습니다.

추: 평소에 접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습니다. 원래 보험 관련 일을 했으니까. 손님을 찾아가서도 설득하는데 내 가게 찾아오는 사람 설득하는 일은 더 쉽겠다 싶었죠. 물론 평소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까 아무래도 도움이 되기는 하는데 막상 해보니까 만만하지는 않더라고요. 다들 그러시겠지만 아직도 카메라 들고 오는 손님들은 무서워요(모두 웃음). 요즘은 웬만하면 손님들이 음식에 관해서 전문가 수준의 지식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황: 모든 창업 점포들이 '신규고객'을 모으는 데 집중을 합니다만 실제 신규고객 확대와 점포의 성공, 그리고 블로그 마케팅과 점포의 성공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을까요?

정: 맛집 블로거들과 식당의 승패는 절대적인 관계가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대가를 주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블로그 마케팅은 이젠 고객들이 모두 쉽게 알아차립니다.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지요. 제 경우엔 초기에 몇몇 블로거들이 와서 음식을 드시곤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게 멀리서 손님들이 오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 실력이 안 되는데 일순간 손님들이 몰리면 오히려 가게의 나쁜 점만 부각이 되더라고요. 블로그는 지금도 가게의 승패와 절대적 관계라고 믿습니다. 저도 카메라 들고 오시는 분들은 여전히 무섭습니다(모두 웃음).

김: 카메라 없이 온다고 안심할 수도 없지요. 요즘은 스마트 폰 화질이 좋아서 금방 찍고 그 자리에서 바로 올리더라고요. 진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고, 그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지요. 식당이라는 게 한 순간 잘 하면 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잘해야 하는 거라고 믿습니다. 신규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신규고객을 모으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 고객들을 고정고객, 즉 단골로 만드는 게 문제인데…. 일단 방문하신 손님들은 상권하고도 관련이 없고 마케팅하고도 관련이 없습니다. 스스로 판단하시니까요. 그저 오셨을 때 잘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추: 곱창은 마니아층이 있는 음식이라서 더 심합니다.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곱창에 대해서 나름 주관을 가지고 계시니까. 어느 정도 소문이 나고 나서 멀리서도 찾는데 사실은 저도 카메라 들고 오시는 분들 무섭습니다. 곱창의 경우 마니아층들은 전국 곱창 집들은 웬만큼 꿰고 있는 경우도 많고, 마케팅이라는 게 먹히질 않습니다. 신규고객이 얼마나 많으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번 오신 분들이 다시 오는 게 중요하고 그분들이 좋게 평해주시는 게 더 중요하고…. 사실은 블로그도 하지 않는 분들이 구전으로 전하는 평가들이 더 무섭지요.

황: 평소 안면 있는 분들만 모아도 성공한다고 믿고 창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정: 내가 평소에 쌓은 인간관계가 얼마인데, 내가 식당 문을 열면 아는 사람들만 찾아와도 충분하다고 자신하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흔히 '개업빨'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개업빨'은 한두 달을 넘기기 힘듭니다. 결국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다음에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지요. 좁고 외진 곳에서 최소 1년 정도 버티다가 잘 되면 더 큰 장소로 옮겨도 되지요. 처음부터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자금에 비해서 너무 크게 시작하는 건 실패하는 원인이라고 믿습니다.

추: 저도 만나는 사람은 무척 많은 편인데, 그분들이 한두 번은 오시죠. 음식으로 감동을 받지 않으면 물론 재방문은 힘들고요.

김: 저는 창업 자금 중 최대 70%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꼭 쥐고, 1년 정도는 골목길 안 작은 장소에서 버티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꾸준히 음식 잘 만들고, 신규방문도 중요하지만 재방문이 늘어나도록 노력하는 게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황: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3월에 '한국일보 창업 아카데미' 가 문을 열면 창업 희망자들에 대해 더 좋은 말씀, 더 유익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광수씨는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대표다. 이전에 이미 4번쯤 장사를 '말아먹고' 5년 전 다섯 번째로 마포구 망원동에 1층 3.3평, 지하 1층 3.4평 도합 6.7평의 돈가스 가게를 냈다. 지난 12월에 마포구청역 6번 출구 부근의 '대궐 같은'(?) 25평 가게로 이사했다. "서울 가서 정광수 돈가스 먹고 싶다"고 무작정(?) 상경하는 '돈가스 팬'을 거느리고 있다.

김관석씨는 홍대 땡땡이길 '탐라돈'의 대표다. 음식점 바닥 일부터 프랜차이즈 회사의 직원 노릇도 했다. 'A급 상권의 B급 입지'가 성공적인 맛집의 필수 요소라고 말하는 김관씨는 하루 매출 10만원이었던 가게를, 많은 사람들이 '체인점 문의'를 할 정도로 단단하게 키웠다. 홀과 주방관리, 접객 등에 대해서 대단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추원호씨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 4번 출구의 '토끼굴' 입구에 있는 '창굼터'의 대표다.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가게를 냈고 운영은 부인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거의 없는 지역, 보편적인 상권 분석으로는 입점이 절대 불가능한 이른바 '맹지'에 가게를 냈다. 입지보다는 좋은 재료, 최선의 서비스가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황광해: 진행자 황광해씨는 맛집 칼럼니스트로 30년간 전국 식당 3,000여 곳을 방문했고, 1,000곳 이상의 자료를 보관하고 있다. 전국 맛집 1,000여 곳을 추려서 스마트폰 앱으로 발표했고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오래된 맛집 111>과 <줄서는 맛집> 등의 맛집 관련 저서가 있다. '한국일보 창업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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