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수말 4대천왕과 신4대천왕, 불꽃 튀는 자존심 싸움
KRA한국마사회는 KRA 소속의 씨수말 무료 교배 사업이 지난 22일부터 본격 시작됐다고 밝혔다. 총 13두의 씨수말이 올 한 해 동안 약 600두의 씨암말과 교배를 하게 되며, 생산농가 139호가 무료 교배의 혜택을 받게 된다. '오피서' '' '' '' 등 인기 있는 우수씨수말은 연간 약 70회의 교배를 할 예정이다.
원래 국제적으로는 경주마 생산에도 시장의 원리가 작용해 뛰어난 씨수말은 천문학적인 교배료를 받는다. '노던 댄서'라는 캐나다 경주마는 '정액 한방울이 다이아몬드 1캐럿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씨수말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한국마사회에서 수십억을 주고 수입한 씨수말을 생산농가에 무료로 교배시켜주고 있다.
보통 우수한 씨수말이 발정기인 봄과 여름철에 교배하는 씨암말의 두수는 70두 안팎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씨암말을 보유한 생산농가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교배를 신청하는 씨암말의 경주 성적, 혈통, 외모, 가격 등은 물론, 교배 적합도를 따지는 '궁합'까지 본다.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씨암말 간택 과정도 부족하면, 결국 운에 맞기는 추첨까지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주마 시장의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현재 600㎏ 한우 수소의 가축시장 평균거래 가격은 320만원인데 반해, 국산 경주마의 평균가격은 3,400만원이고 뛰어난 혈통과 체형을 갖춘 1세마는 최고 1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소나 돼지 생산 농가는 점차 감소추세지만 경주마 생산 농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0년 98개에 불과했던 말 생산 농가가 작년 말에는 216곳으로 늘어났다.
선호하는 씨수말에 대한 경쟁도 치열하다. '디디미', '컨셉트윈' 등의 1세대 씨수말이 점차 나이를 먹어가자 그 공백을 '엑스플로잇', '', '', ''가 차지했다. 한국 경마의 'F4'로 불리는 이들 씨수말은 해외에서 30억∼40억원의 몸값에 수입됐는데, 우수한 자마들을 배출하며 한국 경마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새로운 '뉴 F4'가 등장했다. '호크윙' '피스룰즈' '원쿨캣' '오피서'가 그 주인공. 이들은 약 2, 3년 전부터 역시 만만치 않은 몸값을 과시하며 국내 씨수말 시장에 차례로 모습을 나타냈다. '뉴 F4'의 자식 말들이 경주로에 본격적으로 데뷔하는 올해나 내년에는 씨수말 경쟁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