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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명반·명곡] 하와이 1집 '티켓 두 장 주세요'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가 빚은 하모니 '매력'
혼성듀엣 '하와이'는 밴드 '스웨터'의 보컬이자 <열두 폭 병풍>이라는 3장의 솔로 프로젝트앨범을 발표했던 이아립과, 밴드 '아서라이그'의 보컬이자 집시스윙 밴드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의 기타리스트 이호석으로 결성된 프로젝트 혼성보컬듀엣이다. 나름 마니아층이 있는 이아립의 또 다른 음악적 실험이라는 흥미로움은 차치하더라도 혼성듀엣 '하와이'가 들려주는 상쾌한 음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가장 아름다운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선율이 빚어내는 하모니는 맑고 청량한 기운까지 안겨준다.

스플릿 음반 같은 느낌

수록곡 대부분은 편안하고 담백한 기타 사운드가 주조를 이루며 두 멤버가 교차적으로 멜로디를 리드하고 화음을 맡는 보컬형식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첫 앨범은 화음을 중시하는 전통적 혼성듀엣의 질감보다는 각각의 보컬로 승부하는 스필릿 음반 같은 느낌이 강하다. 포크송의 특성이 그렇듯 혼성듀엣 '하와이'가 구사하는 포크 질감의 음악은 트렌드에 민감한 다양성과 화려함보다는 잔잔한 여운을 안겨주는 소박한 소품에 가깝다.

사람들마다 '하와이'라는 공간에 대한 이미지는 제각각이겠지만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점에선 공통적일 것이다. 실제로 "가장 가고 싶은 곳"을 떠올렸을 때 두 사람은 동시에 '하와이'를 외쳤다고 한다. 정서적 동질감으로 쉽게 팀명이 정해졌듯 두 사람은 '비행기나 기차표는 없어도 버스에라도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음악. 혹은 고개를 들어 '밖'을 보게 하는 넓게 열린 바람 같은 자유로운 노래들'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의 음악적 지향점은 바쁜 일상에서 휴식 같은 여행이 필요한 현대인을 위한 위로에 있다.

두 사람의 소박한 음악 프로젝트는 환영할 만하고 음악적 궁합도 좋아 보인다. 이아립은 이미 이전의 여러 음반에서 입증한 감칠맛 나는 자신만의 색채가 분명한 보컬에다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더해 유감없이 자신의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녀가 보컬을 리드하는 'C'est la vie', '꽃' 같은 노래는 한동안 멍하니 음악에 빠져들게 하는 근사한 트랙이다. 특히 'C'est la vie'는 이 앨범의 백미라 할 정도로 멜로디가 탁월한 트랙이다. 이호석은 '저 남자가 내꺼였으면', '파마해' 같은 노래에서 보여주듯 웃음을 머금게 하는 가사와 상큼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키치적이고 자유분방한 질감으로 솔직한 현실적 이야기를 담아낸 그의 '엄마'는 그의 노래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싱어송라이터 능력을 담보한 두 사람의 음악적 의기투합은 분명 매력적이다. 지친 현대인에게 위로의 기능을 발휘하는 따뜻한 노래의 구현이라는 음악적 지향점도 삭막한 디지털 세상에서 꽤나 의미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이 '미완의 원석'으로 느껴지는 것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지 못한 음악적 구성 때문이다. 이아립은 즉흥적이고 추진력 강한 성격이고 이호석은 꼼꼼하고 계획적인 정반대의 성격이라 한다.

이질적인 성격이 그대로

전혀 이질적인 뮤지션들의 성격 차이는 음악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꼼꼼함과 자유로움 두 가지 정서 중, 굳이 한 방향으로 스타일을 정형화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두 사람의 음악 프로젝트가 지속되려면 자신의 스타일 보다는 이질적인 두 질감의 조화로운 화학작용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각자의 보컬로 노래를 리드하는 형식보다는 화음 중심의 혼성듀엣 '하와이'로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각자의 보컬 이미지가 강한 노래보다는 두 사람의 화음이 강조된 노래들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아름다운 울림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스타일로 노래를 나눠서 리드한 첫 앨범의 구성은 탁월한 싱글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앨범의 음악적 일관성을 헤치는 아쉬운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식 결성된 혼성듀엣이 아니기에 프로젝트 혼성듀엣 '하와이'의 향후 음악적 행보는 모호하다. 근사한 기타 사운드와 따뜻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창출할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대중적 호응이 없다면 두 사람의 음악적 의기투합은 아쉽게도 단 한 번의 실험으로 끝날 수도 있다. 최규성ㆍ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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