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니싱 트윈' 현상… "태아 중 한 명 자연도태" 주장

임산부의 뱃속에서도 베니싱 현상이 나타난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실제로 쌍둥이 중 한명이 복중에서 사라지는 일이 있다. 이를 '베니싱 트윈(vanishing twin)'이라 한다.

우리말로 '쌍둥이 소실' 정도가 될 베니싱 트윈은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이 매우 낮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가설이다. 최근 들어 보조생식술의 발달로 배란유도체를 사용, 한꺼번에 다수의 난자를 발생시키거나 여러 개의 배아를 이식함으로써 쌍둥이 출산율이 높아진 추세지만 일반적으로 쌍둥이 출산 비율은 80번의 임신 중 1회 꼴로 희박하다.

베니싱 트윈 현상을 거론한 대표적 인물은 독일계 미국인 병리학자 커트 베네시케 박사다. 그는 쌍둥이를 임신할 경우 85% 정도가 자궁 속으로 사라져버린다고 주장했다. 사라지지 않았을 때에만 쌍둥이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일례로 1989년 엘리자베스라는 여성은 처음 X레이를 촬영했을 당시에만 해도 쌍둥이 임신이 확인됐지만 출산 이전 한명이 뱃속에서 사라졌다.

베네시케 박사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은 베니싱 트윈을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해석한다. 두 명의 태아가 영양분을 나누는 대신 더 강한 한명이 독식하기 위한 일종의 열성인자 자연도태의 산물이라는 것.

전문가들은 이렇게 도태된 개체는 살아남은 개체 또는 자궁 내부로 흡수된다고 본다. 특히 심리학자들은 베니싱 트윈을 거쳐 살아남은 개체는 자궁 속에서 형제를 잃은 슬픈 경험을 안고 있어 그 영향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령 어떤 정서적 결함 같은 것 말이다. 다중인격, 우울증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왼손잡이, 동성애 등을 베니싱 트윈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베니싱 트윈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경험한 임산부에게서도 별다른 정신·신체적 징후가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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