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율씨는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자기계발 에세이 <나는 매일 진화한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여러 우물을 파라"고 조언했다.
150만 재미교포들은 한국인일까 미국인일까.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이 질문은 그들에게는 매우 절박한 문제일 것이다. 2006년 미 CBS의 유명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에 출연해 5만 대 1의 경쟁을 뚫고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처음 우승한 권율(37)씨가 쓴 자기계발 에세이 <나는 매일 진화한다>는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 책에는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의 인생 스토리에서 볼 수 있는 유리천장을 극복한 성장사가 담겨 있다. 그 자신이 겪었던 미국 내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을 속살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소수인종의 새로운 지평을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서바이버에 출연한 이후 수백개의 단체들에서 강연을 하며 완벽해 보이는 커리어와는 별개로 어린 시절 공황장애, 강박증 등 사회적 장애를 겪었던 과거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한다. "한번은 공중화장실에서 공격을 받아 자살까지 결심했었다"고 말한다.

권씨는 스탠퍼드대와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로펌과 입법보좌관, 그리고 맥킨지와 구글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습득한다. 서바이버에서 우승한 뒤에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대선 캠페인에 참여하고, 오바마 정부 출범 뒤 연방통신위원회(FCC) 소비자보호국 부국장이 된다. 이후 공직을 떠나 PBS의 '미국, 모습을 드러내다(America Revealed)' 등의 사회를 맡는 등 방송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꿈은 첫 한국계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현재보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섣불리 규정하지 말고,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한 가지 분야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여러 분야를 다양하게 경험해야 지ㆍ덕ㆍ체를 갖춘 글로벌 리더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 권율식 성공의 출발점이다.

카리스마만 강조하는 리더십보다 사람들을 설득하고 감동시키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런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카메레온 같은 적응력, 공감과 감동을 끌어내는 배려와 협력의 자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권율 지음. 중앙books. 1만3,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