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핑거페인팅 작업으로 유명한 박영남의 개인전 'Reserved Moonlight'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에서 열린다.

박영남은 자연의 풍경을 선과 색채의 형태로 녹여내는 작가다. 빛을 머금은 자연 속 색채의 구상적 표현을 통해 또 다른 추상회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작가는 물감을 직접 긋거나 바르는 몸짓과 행위를 통해 몽환적인 색채와 견고한 구도로 미적 정서를 전하고 있다.

이전 전시는 서사적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블랙 & 화이트 대작들을 중심으로 연장선 상에서 이를 응축시킨 변형 시리즈, 색채에 대한 본능적 관심으로 시작된 컬러 시리즈로 구성된다.

박영남은 캔버스에 물감을 붓고 붓 대신 손으로 물감을 문지른다. 수용성 물감인 아크릴은 15분이 지나면 마르기 시작해 30분이 지나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작가의 손은 순간의 직관에 의지해 캔버스 위를 움직인다.

문명의 도구를 거부하는 예술가의 몸짓은 작가 표현의 원초적인 경지를 구현해내는 방법임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시각뿐 아니라 촉각의 공감대가 살아있는 회화를 통해 관객을 작가의 내면세계로 들어오게 하고 자연스런 상호교감을 이끌어 낸다. 박영남의 핑거페인팅이 갖는 예술의 미적 체험은 관객과의 물리적, 심리적인 소통으로 완성된다. 6월 7일~7월 1일 전시. (02)720-1020

Landscape against Blue Sky, 250x400cm, Acrylicon canvas, 2012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