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ttle princess #3
항상 '보이지 않는 것'을 갈구해온 작가의 작품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있을까.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이 2011 내일의 작가 수상전 <노정하: 보이지 않는 것에 묻다>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인간의 삶과 운명을 살펴보려는 사진영상작업이 소개된다. 전시 제목처럼 작가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에 대해 항상 생각해왔다"고 한다. 그는"사진예술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보이는 것만 담다 보면 좌절감을 느낀다"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지게 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작품 이미지는 회화적이다. 2000년대 중반 그가 집중했던 핀홀(pin hole) 작업들이 특히 그러하다. 핀홀은 상자에 뚫린 조그만 구멍과 필름만을 통해 이미지를 얻는 작업이다. 그는 이를 '카메라의 메커니즘에 집착하는 욕망에 반대되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실내에서 찍은 작품은 15분 이상이 걸려 관조하듯이 얻어낸 것도 있다. 사진의 속성인 '장면의 우연성'에 '빛의 충돌에 의한 우연성'이 더해진 작품이란다. 이 또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지게 하려는 방편의 하나이리라.

그의 작품은 또한 멜랑콜리하다. 이런 저런 우수(憂愁)의 감정이 촉촉히 녹아 있다.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고 담을 수도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이런 그리움이 그의 작업을 이끌어온 힘의 원천이 되었다.

Atelier
하지만 그의 근작들은 매우 밝은 이미지로 다가온다. 작가는 "세상에 명과 암이 있다면, 두 가지 모습을 모두 담아보고 싶다"고 했다. 태양이 작열하는 남국의 해변에서도 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것'을 담으려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은 삶과 사진의 진실일 것이다.

이번 전시는 'self'(1999-2006) 시리즈부터 'pin hole'작업(2003-2008), 'my little princess'(2004), 'motion photo'(2004-2012) 등 볼거리가 많은 사진영상설치작업 4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6월 15일~7월 29일 성곡미술관 1관 전시. (02)737-7650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