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2월 임순례 카라 대표가 구제역 감염 가축들에 대한 생매장에 반대해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카라 제공
구제역 파동이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지 1년여가 흘렀다. 그 당시 축산농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참상을 보면서 '과연 이 방법밖에 없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 참상을 되돌아보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보는 책이 나왔다.

(사)동물보호시민단체 KARA(Korea Animal Right Advocates, 대표 임순례)가 펴내는 국내 유일의 동물보호 전문지 '숨'의 세 번째 이야기 <농장동물들에게 질병을 허하라>가 발간됐다.

2010년 11월 말부터 2011년 5월까지 소와 돼지,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포유류 350만 마리가 매몰됐다. 소들 대부분은 근육을 마비시키는 주사로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했고, 그중 일부와 돼지 대부분은 생매장됐다. 구제역에 온 나라가 '멘탈 붕괴' 상태에 있는 동안, 조류독감도 발생해 650만 마리의 새들도 생매장됐다.

구제역 대재난을 끝낸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는 그동안 그런 끔찍한 '홀로코스트'를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도록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하였는가. 생명체에 있어 질병에 걸리고 치유하는 건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다. 그런데 왜 오늘날 우리는 농장동물에게 질병을 허락하지 않게 되었을까. 왜 농장동물이 질병에 걸리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고, 그들의 질병에 대해 인간들은 오로지 원천적인 항생제 투여와 몰살만으로 대답하고 있는 것일까.

'숨' 3집은 구제역 SOP(긴급행동지침)의 문제점과 공장식 축산업의 비극, 백신정책, 인도적 도살, 가축복지축산, 조류독감 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식견을 모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출판사 측은 가수 이효리가 애장품 경매를 통해 모은 돈을 제작비로 후원해준 덕분에 책값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필집 <가까이>를 출간하고 인세를 KARA에 기부하기로 한 이효리는 말 못하는 동물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숨 3짐 <동물들에게 질병을 허하라>는 직판만 하고 있다. 구매신청은 웹 withanimal.net/soom2 또는 (02)3144-2003로 하면 된다. 더불어숨 엮음. 1만2,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