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기씨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1년에 한 두 번 밖에 안 된다고 했다. 지난해 4월 승진이가 프로농구 2010~11시즌 MVP를 수상한 뒤 모처럼 가족들이 함께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은주, 하동기씨, 아내, 승진.
지난해(2010~11 시즌) 남녀 프로농구에서 국내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남매가 동시에 MVP를 받았다. 바로 하승진, 하은주 선수다. 그 두 선수의 아버지 하동기씨도 농구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가 자신의 인생역정과 남매를 스타로 키우기까지의 시련과 기쁨을 모아 책 <꿈을 향한 리바운드>를 펴냈다.

얼핏 스타들의 도식적인 성장기나 신변잡기로 비춰지기 쉽지만, 책의 속내는 2m가 넘는 거인의 몸으로 인생의 굴곡을 헤쳐온 진솔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지금은 스포츠 스타의 아버지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평범하지 않은 신체적 조건으로 보통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 겪었던 좌절과 방황, 도전과 열정,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밝히고 있다.

그는 어려서도 키가 컸다. 큰 키 때문에 거인이라 놀림을 받고 초등학교를 자퇴했다. 공사판을 다니다 농구를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청와대로 돌진해 운동을 하게 됐다. 고교 시절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후 운동을 그만두고 사회생활을 하게 됐다.

선수 특채가 아닌 일반인과 같은 조건으로 들어간 첫 직장생활은 힘들었다. 부족한 경험과 지식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편견이었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노력과 발상,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오히려 자신의 강점으로 활용해 남다른 실적을 이뤄냈다.

그는 삶에도, 사회생활에도 간단한 법칙이 있음을 강조하고 실천하기를 권한다. 희망, 건강, 행복, 긍정, 열정, 발상전환, 목표의식, 프로의식, 자신감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자신의 삶과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메시지를 전해준다.

저자는 국가대표 농구선수인 딸 하은주, 아들 하승진 선수를 키워낸 과정도 상세히 전하고 있다. 두 자녀가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의 말 못할 고통과 시련, 이를 이겨낸 과정을 밝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과 스포츠 꿈나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하동기 지음. 하이비전(02-929-9313). 1만3,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