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은 '네티즌 파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터넷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탄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네티즌은 이미 국내외에서 여론의 향배를 좌우하는 세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02년 한국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당선,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당선에 기여한 최대 세력으로 네티즌을 지목하는 이들이 많다. 어느덧 정치인마다 네티즌에 어필하기 위해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계정을 개설해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렇다면 노무현과 오바마는 정말로 청년 네티즌이 당선시킨 대통령이 맞을까.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소리를 들었던 청년층이 어째서 대선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정말로 대규모 사이버 전사를 양성하면 인터넷 여론을 바꿀 수 있을까. 네티즌들이 진보 성향 후보 쪽으로 쏠리는 것이 사실일까. 이처럼 인터넷 여론에 의해 선거가 좌우된다면 21세기 민주주의의 풍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은 바로 이와 같은 질문들을 탐구하는 책이다. 노무현과 오바마를 당선시킨 한국과 미국의 청년 유권자들에게는 인터넷, 휴대폰, SNS, 블로그, 유튜브, 팟캐스트 등 신네트워크 정보기술(new networked information technology)이라는 도구가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신네트워크 정보 기술을 적극 사용하는 젊은층이 중요한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게 된 기제를 사회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의거해 분석한다. 디지털 정보기술 혁명은 그동안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세대로 여겨지던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내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더 나아가 정보화시대를 맞아 민주주의의 풍경마저도 새롭게 바꾸었다. 저자는 이를 민주주의의 새로운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흥미로운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2012년 한미 양국의 대선을 비롯해 앞으로 있을 중요한 선거의 향배를 짐작할 단서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종우 지음. 도서출판 부키. 1만6,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