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사의 작품세계는 거대한 꿈처럼 몽환적이면서도 때론 광적인 상상력을 실현시키는 세상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감상하는 모든 사람들의 감성을 일깨우는 듯한 그의 작품은 다양한 색채와 작가만이 지닌 엄청난 에너지로 우리들의 감수성을 매료시킨다.
신비한 색감의 조율을 통해 아름답게 보여주는 힘을 지닌 이번 작품들은 현실이라는 근원적 바탕에서 시작된다.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과 삶 속에서의 경험들, 인간관계에서 얻는 다양한 이야기, 자연과의 조우를 통해 영감받았던 순간을 자신의 꿈 또는 상상과 매치시켜 화면을 꾸민다.
콜라쥬 느낌이 드는 물감의 흔적, 붓의 과감한 터치, 고요히 흐르는 색채의 흐름, 응집되어 있는 색의 리듬들이 한편의 시나 영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또한 몽환적 공간, 늘 꿈꿔왔던 한국의 가을, 세상의 목소리, 심연 등 작품제목에서부터 작가가 표현하려고 하는 열정과 대담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화려한 원색부터 파스텔톤까지 어우러진 수많은 색채의 향연 속으로 우리도 모르게 동화돼 들어간다.
이번 전시는 여타의 추상들과는 달리 상상의 의식으로 아름답고 몽환적인 추상적 세계를 표현한 신작 20여점을 선보인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