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 조교사
과천벌의 2012년 시즌이 종반을 향해가면서 조교사간 다승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시즌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 공방전을 거듭하던 1위 다툼은 9월 중순까지도 1위부터 4위까지 불과 1승차의 피 말리는 접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마방간 백중지세의 혼전 속에서도 현재 다승 1ㆍ2위를 기록하고 있는 와 는 각기 다른 마방운영 스타일과 노하우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경마공원 51조 마방의 총감독인 는 특유의 인화력과 온화한 리더십으로 마주는 물론 기수, 마필관계자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는 '덕장'이다.

는 말이 경주에 출전하기 전에 마필관리사들에게 말 꼬리에 묻은 먼지라도 한 번 더 손질해주라는 주문을 꼭 한다고 한다. 그런 작은 세심함이 결승선에서 '코 하나' 차이의 우승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시적인 부분을 간과하지 않는 꼼꼼함이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의 배경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집을 지을 때 사소한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듯이 말 훈련, 기수 기용, 마주 및 육성목장과의 인적 네트워크는 물론 마방 정리정돈 및 청결까지 종합적으로 챙긴다는 것.

는 올해 조인권 기수가 기승한 '플리트보이'가 처음으로 문화일보배 대상경주를 수상한데 이어 지난 16일 서울경마 제8경주에서 '뷰티풀댄서'로 1승을 추가하며 단독 1위(33승, 승률 12.5%, 복승률 20.5%)로 올라서며 한국경마의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루어내고 있다.

신우철 조교사
반면 다승왕 경쟁의 또 다른 축인 는 국내 조교사 최초 1,000승의 위업을 달성한 명장답게 특유의 카리스마와 대가로서의 풍모를 자랑한다. 마방 운영스타일도 와는 사뭇 다르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체크하는 와 달리, 그는 철저한 분업 하에 조교보(마방 내 총괄팀장)에게 마방 운영의 많은 재량을 부여하는 '믿음의 마방운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철칙이 있으니 바로 성적이 아무리 부진한 경주마라도 한 달에 1번 이상 출전시키지 않는다는 것. 욕심을 부리기보다 말의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경주에 내보겠다는 것이다.

서울경마공원 최강마 '터프윈'과 함께 1,000승과 2년 연속 다승왕, 그랑프리 우승까지 거머쥐며 그야말로 '신우철의 해'로 한 시즌을 섭렵한 2011년과 달리 올 시즌은 현재 32승(승률 14.4%, 복승률 21.6%)으로 상대적으로 주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주로 하반기에 피치를 끌어 올려온 의 저력을 고려할 때 남은 석 달 동안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