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경주 보문로점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에 대한 외식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은 쉽게 말해 자동차를 타고, 차 안에서 주문한 후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받아 가는 방식이다. 고객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자동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다. 자동차 사용이 일반화 된 미국 등에서는 패스트푸드 전문점 등에서 이런 형태의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국내에서도 패스트푸드 전문점,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편의점까지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맥도날드 국내 첫 소개…롯데리아 최근 추격

국내에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을 처음 소개한 것은 맥도날드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992년 국내 처음으로 자동차에 탄 채 주문이 가능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도입해 선보였다. 이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꾸준히 늘려 현재 전국적으로 76개 매장을 이러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향후 2015년까지 전국에 운영 예정인 매장 500개 중 약 80%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될 것"이라는 게 한국맥도날드의 설명이다.

한국맥도날드는 다양한 업종과 연계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고 해당 업종과 연계해 공간활용 극대화를 통해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는 SK에너지 등 주유소와 협력한 14개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추가로 5개의 주유소 협업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또 지난 5월에는 경기 용인에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협력한 매장을 열기도 했다.

롯데리아도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1997년 서울 명일점에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오픈한 후 현재 20개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롯데리아는 도심뿐만 아니라 교외 지역으로 눈을 돌려 호응을 얻고 있다. 교외 지역 매장의 경우 고객 접근이 편한 대로변에 위치해 이용객 편의를 높였다는 평이다.

맥도날드 대전 가장점
롯데리아 역시 향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리아 점포개발팀에 따르면 현재는 주유소 및 주변 업체와 연계를 통해 대부분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차량소통이 많은 구간이나 각 도시와 도시 사이 접목구간 등을 중심으로 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엔제리너스ㆍ스타벅스에 이어 편의점 CU도 가세

커피전문점도 최근 드라이브 스루 매장 운영에 가세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올해 6월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처음으로 광주 광천점을 드라이브 스루 매장으로 오픈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경주에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열었다. 숍인숍 매장, 복합매장 등 차별화된 매장정책의 일환으로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최초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오픈했다. 두 곳 모두 널찍한 부지에 통 유리로 제작된 쾌적한 테라스를 설치해 주변 자연경관을 즐기며 향긋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넉넉한 주차공간을 마련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특히 경주점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한국의 전통적인 미를 살린 한옥 구조를 채택, 주변 자연 경관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 한옥의 고풍스러운 멋을 살려 매장을 꾸며 지역 랜드마크로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지속적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엔제리너스커피 경주점
스타벅스도 지난 9월 10일 처음으로 경주 보문관광단지 안 보문호 근처에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오픈했다. 안압지 난간을 응용한 계단 난간, 2층 다락방 형태의 좌식 공간 및 첨성대, 불국사, 선덕대왕 신종 등 독특한 한국적 디자인을 매장 곳곳에 반영해 눈길을 끈다.

특히 국내 IT 기술진이 자체 개발한 첨단 화상 주문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커피 주문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42인치 대형화면을 통해 바리스타들과 대화를 나누며 주문하고 전체 메뉴를 편리하게 검토하며, 각자의 주문 내역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편의점 브랜드 CU가 서울 흑석동에 주유소 내에 국내 1호 드라이브 스루 편의점을 오픈해 눈길을 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업체 간 본격 경쟁 단계라기 보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보인다. 업체들은 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며 향후 전략을 구상하는 모양새다. '드라이브 스루 바람'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김성환기자 spam0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