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아닌 곳에서 심장마비를 겪으면 회생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응급실로 옮겨져도 100명 중 3명만이 목숨을 건지고, 뇌기능까지 완벽하게 회복하는 경우는 단 1명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병원 외 심정지 의무기록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0년 병원 밖 심정지 사례 9만7,291건을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 명당 심정지 발생률은 ▦2006년 39.3명 ▦2007년 39.7명 ▦2008년 41.4명 ▦2009년 44.4명 ▦2010년 44.8명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였다. 이 같은 통계는 소방방재청(119 구급대)의 구급일지 등을 근거로 작성됐다.

최근 5년 평균치를 보면 남성 환자의 비율(64.9%)이 여성(35.1%)을 웃돌았고, 65세 이상 노인이 절반(50.3%)을 차지했다. 전체의 47.3%는 16~64세, 2.3%는 15세이하 연령층에서 나타났다.

월별로는 날씨가 추워지는 12월(9.5%)에 가장 많은 반면 6월(7.6%)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발생 시간대를 살펴보면 오전 6시~낮 12시 사이 심정지 사례의 34.5%가 몰려 있었다.

요일별 발생률은 일(15.0%), 월(14.9%), 토(14.6%), 금(14.0%), 화·수·목(각 13.8%) 순이었다. 또 심정지는 통념과 달리 레저(2.7%), 근무(5.1%) 등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을 때보다 일상생활(47.8%) 중 갑자기 찾아오는 비율이 훨씬 더 높은 나타났다.

환자의 생존과 밀접한 심폐소생술률은 ▦2006년 1.0% ▦2007년 1.7% ▦2008년 1.8% ▦2009년 2.6% ▦2010년 3.1%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는 있으나 미국(33.3%) 일본(34.8%) 등과 비교하면 여전히 10분의 1이하 수준이라고 질병관리본부는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심정지 환자의 병원 도착 시점 기준 생존율은 9.4%, 살아서 퇴원한 경우는 3.0%에 불과했다. 목숨을 구했더라도 뇌기능까지 회복된 경우는 0.9%밖에 안됐다. 이는 미국(11.4%), 스웨덴(14.0%), 노르웨이(13.0%) 등 해외 심정지 환자의 생존 퇴원율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최정아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만성질환관리과 연구원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율을 높이려면 지역사회 단계에서부터 심폐소생술 참여를 크게 늘리고 빠른 이송과 심정지 전문 치료가 가능한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