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내달 명동예술극장서 개막작가 리 홀 각색대본 채택 현시대 사회상 풍자 묘미모노톤 무대 만화책 연상 의상 소재도 종이와 비슷, 원작 없던 라이브 연주도

카를로 골도니 작, 리 홀 각색의 '한꺼번에 두 주인을(A Servant to Two Masters)'이 12월 한달 동안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두 명의 주인을 모시는 하인 트루팔디노의 크고 작은 실수 속에서 쉴 새 없이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이 작품은 오경택 연출과 한국 연극 최고의 코미디 배우들이 만나 한 편의 재미있는 만화책을 보는 것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꺼번에 두 주인을'은 미국 거스리극장, 독일 보훔 샤우슈필하우스 등에서도 올 연말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웨스트앤드와 브로드웨이에서는 현대적으로 각색한 'One Man, Two Guvnors'가 장기공연 하는 등 전세계에서 여러 제목의 다양한 버전으로 공연되고 있다. 이번 명동예술극장의 공연은 '빌리 엘리어트'로 잘 알려진 작가 리 홀의 각색대본을 채택해 현시대의 사회와 특정한 인간상, 혹은 사회계층 등을 풍자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준다.

오경택 연출은 배우들이 객석과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탄생시켰다. 무대는 포스터에서도 느낄 수 있는 밝은 노란색의 느낌으로 꾸며진다. 다양한 톤의 노란색을 사용하여, 모노톤으로 그림을 그린 듯한 모습의 무대는 마치 흑백의 만화책 페이지를 연상케 한다. 온갖 우여곡절과 사건을 겪게 될 작품 속 인물들은 상상력 가득 담긴 무대 위에서 종횡무진 바삐 움직이게 되며, 등퇴장 또한 무대와 객석을 구분하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의상은 만화책을 막 찢고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종이와 비슷한 소재를 곳곳에 사용한다. 의상을 입은 모습만 보아도 캐릭터가 설명될 수 있도록 신체 일부가 부각되거나 과장되는 디자인으로 인물 하나하나에 생동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원작에 없던 6곡의 라이브 연주가 함께한다. 작곡가 김태근과 작사가 김효진이 함께 만들어낸 흥겨운 음악들은 아코디언, 기타, 퍼커션, 바이올린으로 연주되고, 악사들과 배우 모두는 함께 흥겨운 축제 장면을 연출하게 된다. 작사가 김효진은 원작 대본에 단순한 대사로 되어 있던 내용을 현대버전으로 윤색하여 노래 가사로 만들어냈다. 배우들은 때로 합창을 하기도 하고, 독창, 중창, 랩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는데, 여기에 재치 있는 안무가 더해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명동예술극장 (1644-2003) 12월 1~30일 공연.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