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 원두커피' 종이컵 한잔 품격을 높이다흡수율 낮은 자일로스 설탕, 비타민 풍부한 원당 사용코스타리카산 맛 균형 일품, 과테말라산 탄맛 느껴져산지별 풍미 매력 다채

올해 커피 시장의 이슈는 인스턴트 원두커피다. 이른바 스틱 원두커피가 쏟아지고 있다. 동서식품의 '카누', 롯데 '칸타타', 남양유업 '루카' 등 커피믹스 업체들이 앞다퉈 제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스타벅스 '비아', 카페베네 '마노' 등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업체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정무역브랜드인 아름다운커피까지 국내 유일의 유기농 인스턴트 원두커피 '이퀄'을 내놨다. 이런 추세에 맞물려 업계는 스틱 원두커피 시장이 현재 1,000억원 규모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한다. 제품 다양해졌다. 이러니 이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품질과 성분 등을 따져볼 때라는 이야기다.

원두 분말 많을수록 좋다?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커피를 농축한 뒤 건조시켜 만든 분말커피다. 건조 방식에 따라서 동결건조(FD)와 분무건조(SD) 제품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FD의 품질이 뛰어나다. 그러나 높은 기술이 필요해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카누, 루카, 이퀄 등의 제품은 FD 커피를 사용한다.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즉석에서 간편하게 원두커피의 맛을 내기 위해 기존 인스턴트 커피와 미세한 원두분말을 혼합했다. 이 때문에 다 마신 뒤에 컵 바닥에서 원두 가루가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원두분말이 많다고 커피 맛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자칫 분말로 인해 식감이 떨어지고 커피콩의 풋내가 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최대한 원두커피의 향을 살리면서도 맛이 떨어지지 않는 황금 비율과 혼합방식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 제품들은 주로 5(카누)~10(칸타타, 이퀄)% 수준의 함량으로 원두를 넣어 제품을 만든다.

인스턴트 원두커피들은 대부분 웰빙 트렌드를 반영해 설탕 선택도 남다르다. 카누, 루카는 설탕 흡수량을 줄여주는 자일로스 설탕을 사용한다. 이퀄은 유기농 원당을 쓴다. 원당은 화학정제를 거치지 않아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은하게 부드러운 단맛을 내는 것도 특징이다.

자연보호 앞장 유기농 커피

커피는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세계 3대 작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유기농이 아닌 커피는 위험할까.

워싱ㆍ건조ㆍ로스팅 등의 가공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원두에까지 농약 성분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찜찜하고 불안하다면 유기농 커피를 마시면 된다.

커피 마니아라면 공정무역에 관심 가질 만하다. 공정무역커피는 생산자단체들에게 직접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거래된다. 아름다운커피는 "저개발국 생산자들은 공정무역을 통해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자립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스틱 원두커피 중에서 유기농 공정무역 제품은 이퀄이 유일하다.

취향별 골라 마시는 재미

인스턴트 원두커피는 원두 분말이 들어간 만큼 커피 원산지가 미치는 영향도 더 커졌다. 드라마 '커피프린스'의 자문 임종명 바리스타는 "원산지마다 특성이 달라 어느 곳이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는 없고 가공 과정에서 맛이 달라지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산지를 확인하고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요령이다"고 설명한다.

카누는 가장 무난하면서도 특유의 산미를 갖춘 콜롬비아산 커피를 메인으로 선택했다. 칸타타는 향, 바디감, 단맛, 쓴맛, 신맛의 균형이 뛰어난 코스타리카산 원두를 사용했다. 루카는 부드러운 신맛의 브라질 인스턴트 커피와 함께 콜롬비아(다크)나 과테말라(마일드) 원두를 첨가했다. 과테말라 원두는 탄 맛이 느껴지는 스모크 커피로 유명하다.

이퀄은 커피 원산지가 다채로운 편이다. 콜롬비아와 파푸아뉴기니산 인스턴트 커피에 페루와 우간다산 원두를 혼합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파푸아뉴기니산 커피는 달콤한 맛과 꽃향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부드러운 신맛의 페루산 원두, 와인∙과일 향이 화려한 우간다 원두가 첨가됐다.

스틱 원두커피,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