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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채식' 철학적 고찰

● 책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성공·실패 고백담 소개 채식주의 선택 동기 살펴
"종교 취향 따른 식성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동물차별 고통 줄이는 이성적 사고와 반성 필요"
채식주의를 택하는 사람들의 동기는 무엇일까. 건강상의 이유, 종교적인 이유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채식주의가 새삼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채식을 택하는 주된 근거로 윤리의 문제를 주장한 책이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현직 철학교수가 펴낸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는 채식주의의 윤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즉 채식은 왜 윤리적인가? 저자는 이 질문을 심각한 철학적 난제로 다루지 않는다.

저자의 논지는 쉽다. 인간이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들에게 가하는 엄청난 고통을 생각하면 육식은 비윤리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논지 위에서 잔인한 공장식 축산은 물론이요, 육식이 전 세계 기아인구에 미치는 영향까지 설명한다. 나아가 동물에 대한 차별이 인종차별이나 여성차별과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름이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채식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눈물겨운 고백담에 이어, 채식을 택하는 여러 동기들에 대해 살펴본다. 전 세계 채식가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종교, 취향, 건강에 따른 채식은 진정한 채식주의라 부를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것은 신념이나 취향의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개인적 선택일 뿐이기 때문이다.

반면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채식주의라 할 만하다. 자신의 올바름을 주장할 수 없는 채식주의, 보편타당성을 갖지 못하는 채식주의는 그냥 기호일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기본 전제다. 여기에는 감성의 불안정한 토대를 떠나 이성적 사고와 반성에 의해서만 윤리는 탄탄한 기초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저자는 채식주의가 보편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 근거로 두 가지를 든다. 첫째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이 옳지 않은 것과 똑같이 동물차별도 옳지 않다는 것이다. 우월한 외계인이 나타나 인간을 섭생한다면 용인할 수 있냐고 저자는 반문하다.

두 번째 윤리적 근거는 '고통'에 있다. 약자가 당하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침해의 최소화 원칙)이 윤리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동물을 먹지 않는 것, 동물의 고통을 줄이자는 것은 바로 이런 토대를 가진 주장이다.

최훈 지음. 사월의책 펴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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