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선율 타고 귀로 떠나는 미지의 우주여행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의 무대를 본 적이 있는가? '은하수 특급'이란 이름처럼 거침없이 질주하는 매력적이고 파워풀한 음악은 기본이고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는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또한 진지한 음악 태도와 유쾌하고 순수한 성품까지 이들은 결점을 찾아내기 힘든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파워 밴드다.

이주현(베이스, 보컬), 박종현(기타, 리드보컬), 김희권(드럼, 코러스 보컬)으로 구성된 3인조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음악은 도발적이고 파격적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전 세계 2000여개 밴드가 참여했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무대에 참여했던 이들은 뉴욕타임즈에 의해 '록밴드 MC5를 연상시키는 종횡무진 프로토펑크 사이키델릭 록으로 확신을 가지고 엄청난 연주를 들려줬다.'고 소개되며 에도 선정되었다.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시작한 이들은 그동안 라이브 무대에서 보여준 탁월한 연주력과 에너지를 음반에는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한 결정적 약점이 있었다.

이는 이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녹음한 음반들은 이들의 진가를 공연무대로 한정시키는 아쉬움을 초래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로우 파이를 지향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한 mp3 녹음은 소속사를 옮기는 최악의 제작 조건에서 최선의 선택이었고 그 자체로 재미있었기에 후회는 없다. 솔직히 이전에는 멜로디가 뭔지 모르고 정규 앨범을 단 30일 만에 완성한 적도 있다."며 웃는다.

열악한 녹음에도 불구하고 전작들은 한국대중음악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탁월한 에너지와 음악성을 인정받긴 했다. 이번에 발표한 3집 는 녹음 퀄리티에 대한 무 개념적 태도를 버리고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시도해 인간적이고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와 장르적 다양성, 심플하고 편안한 구성과 메시지로 완성도를 높였다. 당연 평소보다 제작 기간도 평소보다 길었다. 그동안의 거칠었던 녹음 대신 제대로 된 공간과 엔지니어를 통해 녹음하고 다듬은 음악에는 라이브 무대에서 감동을 준 바로 그 음악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제로 음반을 걸자마자 찰진 사운드가 대번에 귀를 잡아 끌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음반은 자신들의 음악여정에 터닝포인트가 될 음악적 진보를 제시하고 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3집은 지난 해 8월부터 10월까지 3달 동안 매달 발매된 세 장의 싱글 <너와나>, <호롱불>, <언제까지나>와 더불어 자비로 시도한 무모했던 미국투어를 겪으며 성숙해진 감성과 견고해진 음악 정체성을 담보한 신곡들로 구성되었다.

녹음된 싱글들은 이전과는 달리 무수한 모니터링 과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한 각 트랙마다 특유의 필을 살리기 위해 전매특허인 '원 테이크 방식'(한 번에 연주하고 노래하는 녹음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그 결과, 아킬레스 건 같았던 녹음 퀄리티 해결과 알토란같은 앨범의 콘텐츠 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총 10곡이 수록된 음반은 마치 우주여행에 동승한 것 같은 착각을 안겨준다. 에너지 넘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트랙들 간의 유기적 연결은 환상적인 미지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밴드 특유의 원초적 에너지와 생생한 사운드 그리고 인간적인 숨결까지 담아낸 수준급 질감을 구현한 이번 앨범은 연주와 편곡 그리고 작곡 능력의 발전도 동시에 구현했다. 고집스런 록 정신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청자에게 특급 우주여행을 경험시키는 이 음반은 새로운 명반의 탄생으로 영접할 가치가 충분하다.

호랑이 이미지가 장식된 앨범 재킷은 포효하는 호랑이의 어금니와 송곳니에서 피가 철철 흘렀던 1980년대 록밴드 <어금니와 송곳니>앨범의 무시무시했던 이미지를 오버랩 시킨다. 1980년대는 록 전성시대였다.

그 빛나는 역사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모락모락 생성시키는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신작인 3집은 자신들의 디스코그래피를 넘어 한국 록 음반 역사에도 하나의 전환점이 될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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