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알코올 분해력 떨어져식사때 반주 노인에겐 치명적만성 음주, 알코올성 치매↑

노부모의 평소 음주 습관을 잘 살펴보면 노부모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퇴직 후 노인들은 사회적 역할의 상실, 수입 감소, 만성질환, 고독감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 배우자와 사별, 친구나 지인의 사망 등이 더해지면 상실감은 더 커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만8,000명이 알코올성 정신장애 때문에 진료를 받았다. 인구 10만 명당으로 환산하면 60대 남성이 5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고령에 접어들수록 알코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게 현실이다. 이에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은 음주 습관을 잘 살펴보면 노부모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노인 음주 왜 위험?

나이가 들수록 체액(體液)이 부족해진다. 수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노인들이 술을 마실 경우 빨리 취하고 해독은 더딘 이유다.

우보라 원장
알코올은 중추신경계의 정상적인 재생 과정을 방해해 신경세포의 수를 감소시킨다. 노인들은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도 감소하기 때문에 신체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만성 음주는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란 장기적인 알코올 섭취로 기억을 관장하는 뇌세포가 파괴돼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이 감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잘못된 음주습관 3가지

노인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잘못된 음주습관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만일 자신의 부모에게서 이 같은 모습이 엿보인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첫째, '밥 먹을 때 먹는 반주다.' 식사 때 반주는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내성이 생겨 주량만 늘게 한다.

둘째, '막걸리는 술도 아니다.' 노인들이 대체로 선호하는 술이 막걸리다. 다른 술에 비해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부드럽지만 장기간 과음하면 습관성 음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안주는 없어도 된다.' 노인들 중에는 안주 없이 강소주만 즐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복 상태에서 알코올이 들어가게 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심하면 위 출혈이나 위염이 생길 수도 있다.

은 "과도한 음주를 피하기 위해 가벼운 산보, 서예, 바둑, 사진 찍기, 화초 가꾸기 등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여가 활동을 권하고 싶다"면서 "가족과 사회의 관심이 노인 알코올 의존증 예방약"이라고 조언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