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승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성철스님에 삶의 화두 얻어 작가 조앤 K 롤링"해리포터는 용기의 문"등 소중한 글귀 나누고 싶어

용기(勇氣)의 사전적 의미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이다.

사람들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용기가 필요한 순간은 언제였냐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청혼했을 때라고 말하고, 어떤 이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1년 동안 해외여행을 결심한 순간이라고 대답했다. 그 무게는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순간에 맞닥뜨린다. 특히 실패와 좌절을 직면했을 때에는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순간 "내 인생이 벼랑 끝에서 위태로울 때, 누군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이 마음을 고스란히 갖고 처음 펜을 들었다는 정호승 시인이 산문집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를 내 놓았다.

정호승 시인이 직접 한 말 혹은, 저자의 어머니가 한 말, 어디선가 읽은 글귀, 성인의 충고와 속담들을 모아 76개로 엮었다. 이 한마디한마디는 고통의 가치와 일상의 행복에 대해, 그 깨달음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2006년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에 이어 7년만이다.

'사진을 찍으려면 천 번을 찍어라'에서는 성철스님을 만나 삶의 화두를 얻은 일화를 전한다. 무슨 일을 하든 천 번을 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하면 결국엔 이뤄진다며, 인생에서 성공보다 살아가는 과정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의 삶이며 노력 없이 이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해리가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런던 킹스크로스역 벽을 뚫고 들어가던 장면을 이야기한 '모든 벽은 문이다'도 인상적이다. 벽이 문이 되는 장면을 보고 모든 벽 속에는 또 다른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 즉, 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혼 후 어린 딸을 데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자살까지 생각한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게는 해리포터 시리즈가 인생의 벽 앞에서 그 자신이 연 용기의 문이며, 벽을 문으로 만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인생의 벽 앞에 섰던 자신의 과거도 들려준다.

정호승 시인은 이 책을 펴내는 글에서 "용기는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 소박한 데에 있듯이 용기를 실천하는 일도 소박한 데에 있습니다. 바닥에 쓰러졌지만 바닥을 딛고 일어나 빙긋 웃는 작은 미소 속에, 살며시 움켜쥔 작지만 단단한 결단의 주먹 속에, 오늘을 위해 한 걸음 내디딘 힘찬 발걸음 속에 들어 있습니다"라며 '용기 내기'를 희망한다.

또한 자신만의 한마디를 인생의 고비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 말씀들은 모두 제 인생에 용기를 준 영혼의 양식들입니다"라고. 비채 펴냄. 1만3,000원.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