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정치적 검열 습관 버리고 자신의 고민·감정 드러내크라잉 넛 '부딪쳐~' 처럼 하고 싶은 대로 실컷 해보라!안철수 전 후보에게도 조언

유시민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 지난 10년 동안 정치인 을 성원해주셨던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열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한 채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지난 2월 19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전격적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여러 분야에 관한 글을 쓰면서 지낼 계획이라고 측근은 밝혔다.

'글 쓰는 정치인'에서 '직업정치를 떠난 자유인'으로서 의 첫 발걸음을 알리는 책이 나왔다. 지난 해 6월부터 지난 1월 말까지 집필했으며 정계를 은퇴한 이후 출간을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던, '어떻게 살 것인가'이다.

십여 년 전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뛰어들어 국회의원이 된 이후 '이렇게 말하면 혹시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이렇게 쓰면 사람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등등 정치적 자기 검열 습관을 벗어 던지고, 자신의 인생경험과 가족사, 살면서 느꼈던 개인적 고민과 감정을 직접 드러냈다.

은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쓰면서 나는, 오래 덮어두었던 내 자신의 내면을 직시할 기회를 가졌고 그것을 드러낼 용기를 냈다. '정치적 올바름'을 위해 감추거나 꾸미는 습관과 결별했다"고 밝혔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는 '좋아하는 노래를 자기네가 원하는 방식으로 불러대는' 인디밴드 크라잉넛을 바라보는 시각을 소개하며 시작한다. 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낸 자전적 책을 언급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크라잉넛은 자기네 생각을 이야기했다. '좋아한다면 부딪쳐, 까짓 거 부딪쳐!' 훌륭한 대답이다"라며,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제3장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에서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를 언급하며 "직업으로서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그것도 국회의원 정도가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 자리를 목표로 삼는다면, 권력투쟁을 놀이처럼 즐거운 일로 여기면서 그 안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인생을 통째로 걸어야 한다"며 '좋은 생각'과 '착한 이미지'로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운영할 수 있는 세력을 구축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삶을 얽어맸던 관념의 속박을 풀어버렸다. 원래의 나, 내가 되고 싶었던 나에게 한 걸음 다가섰다. 그렇게 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나답게 살기로 마음먹었다"며 자기다운 삶,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기로 한 이 자유인이 되어 어떤 삶을 살려고 하는지 솔직하고 소박하게 토로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정치를 떠난 사람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찾은 대답을 이야기한다.

"그 무엇도 의미 있는 삶을 찾으려고 분투하는 그대들을 막아서지 못할 것"이라며, 하고 싶은 대로 실컷 해보라고 등을 떠민다. 아포리아 펴냄. 1만5,000원.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