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강준만 교수외 33인 '우리가 몰랐던 세계문화'대학생 눈높이서 본 세계 유머·라이프·패션동·서양인 제스처 비교 등 외국과 문화적 차이신선한 소통

강준만 교수
소통이란 무엇일까. 소통이란 상호 이해하는 것이다. 개인과 개인, 또는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 간에.

장자(莊子)의 소통 철학은 크게 인지, 실천, 변화 3단계로 요약하기도 한다. 1단계는 상대방이 나와 틀린(wrong) 존재가 아니라 다른(different) 존재라는 차이를 인정한다. 2단계는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지한 후, 상대방에게 적합한 소통을 실천한다. 3단계는 소통을 통한 자신의 변화다. 소통을 통해 주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진정한 소통은 남을 움직이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 또한 변하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을 통해 자신이 변화할 수 있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

신간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는 바로 경청의 자세로 쓴 책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소통을 시도한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계 문화에 관심이 많은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수강생 등 33명과 함께 만들었다. 강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관련 리포트를 쓰게 했다. 그것을 다듬고 추려 24편으로 학생들이 경험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세계문화를 이야기한다. 유머, 성과 남녀 관계, 패션, 라이프스타일, 대중문화 등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재탄생시켰다.

20대의 참신함도 돋보인다. '왜 이탈리아인은 두 팔을 잡으면 말을 못하나'라는 제목으로 서양인과 동양인의 제스처 문화를 비교하거나, 필리핀에 함께 갔던 친구가 한 클럽에서 트랜스젠더에게 헌팅당해 입맞춤까지 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한국과 미국, 필리핀의 게이 문화를 다룬 '왜 한국인은 동성애에 적대적인가'도 눈길을 끈다. 세계 각국의 셀카, 독서, 대중음악, 파파라치, 야구, 해장, 아르바이트 문화 등 한국에서만 살았으면 미처 몰랐을 '외국과의 다른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KBS 2TV '개그콘서트'와 한국 미국 영국 등 나라별 대표적인 유머를 소개하며 각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머 코드를 비교분석한 것도 눈에 띤다. 유머가 전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고 정리한다. '웃음박사'로 통하는 김영식 국제웃음요가문화연구소장이 "소통이 돼서 웃는 것이 아니고 웃어서 소통이 되는 것"이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다는 차이를 인정하고, '왜 한국~'이라고 질문하며 우리나라 문화와 비교 분석했다.

는 머리말에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감수성이 발달한 시기는 20대다. 20대 젊은이들 가운데 외국 물 안 먹은 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 책은 각자의 체험을 근거로 한 '세계 문화 산책'이되, 예민한 감수성과 더불어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휘해보고자 애를 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물과사상사 펴냄. 1만4,000원.



정용운기자 sadzo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