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복용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의 위험성을 높이지 않는다는 임상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제시됐다. 이는 아스피린 복용이 혈뇨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기존 의료계의 추정과 다른 것이다.

혈뇨는 소변에 비정상적인 양의 적혈구가 섞여 배설되는 것으로 눈으로 색깔 변화를 볼 수 있을 정도의 혈뇨를 육안적 혈뇨,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것을 현미경적 혈뇨라고 한다. 적은 양의 혈뇨가 한 번 있었다고 해서 이상이 있다고 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혈뇨가 있거나 혈뇨의 양이 많을 때에는 원인에 대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혈뇨의 원인은 요로감염, 요석, 외상, 전립선염, 종양 등이다.

정창욱ㆍ이상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비뇨기과) 교수팀은 2005년 8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6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스피린 복용자와 비복용자의 현미경적 혈뇨 유병률이 각각 6.1%, 6.2%로 차이가 없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성인의 약 10% 정도가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약은 대표적 부작용으로 위장관 출혈이 있다. 또 수술 후 지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 수술 전 1~2주간은 아스피린 복용을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의료진들은 아스피린이 당연히 혈뇨의 위험성도 높일 것으로 추측해 왔다.

정창욱 교수는 "건강한 일반인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혈뇨의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면서 "만약 아스피린을 복용하던 중 건강검진에서 혈뇨가 관찰됐다면 아스피린을 중단할 필요는 없겠지만 혈뇨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 원인을 밝혀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