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나 개인전
김혜나 작가는 줄곧 자신이 경험한 주관적인 감상을 특유의 드로잉을 통해 표현해 왔다. 그의 기억들의 대상과 공간은 반복되는 형태와 공간, 선으로 표현되며 화면 안에서 충돌을 겪으며 존재한다. 혼란을 겪는 그 대상은 시선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도 하고, 강렬한 붉은 색을 띄거나 날카로운 날을 세우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작은 화면 속이나 제한된 범위를 뛰어넘는 영역에서 그 정체를 드러내기도 한다. 그에게 드로잉은 '고백'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 작업과는 다른, 형태와 색을 최대한 자제한 추상작업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감각들이 하나의 이미지를 통해 같음을 느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느낀다'의 시작점을 찾기 위한 드로잉 작업들로, 작가 자신의 수많은 경험들 중 잊고 싶지 않은 느낌과 감각들을 소재 삼아 평소에 사용하지 않은 색과 형태들로 표현했다.
작가의 원초적 감각을 이용해 형식 없는 드로잉 과정을 거쳐 하나의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낸 것은 이를 통해 스스로 주관적이고 감상적인 드로잉의 시발점을 찾고자 한 것으로 여겨진다. 전시는 감성의 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작가의 고백을 발견하게 한다.
02)395∼3222
박종진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