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맥주축제 옥토버페스트 전세계 수많은 관광객 몰려들어 50여개 박물관과 거리엔 다양한 공연올림픽·월드컵 개최한 스포츠 메카 프로축구 열리는 날엔 함성 속으로

옥토버페스트 비어가든
독일 뮌헨은 톡 쏘는 맛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생맥주같은 도시다. 세계 최대의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 기간이면 지구촌 모든 젊은이들이 모여 흰 소시지를 우적우적 씹으며 맥주잔을 부딪친다. 독일의 수도가 아니면서도 올림픽과 월드컵을 흥겹게 치러낸 도시. 거리 공연과 박물관 등 다양한 예술문화를 품은 부드러운 도시는 독일 스포츠의 메카로도 톡 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지면 뮌헨 전역이 들썩거린다.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 때문이다. 전 세계의 청춘들과 배낭족들은 맥주에 거나하게 취하기 위해 뮌헨까지 발걸음을 재촉한다. 뮌헨의 숙소는 일찌감치 동이 나고 인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등에서 뮌헨까지 오가는 특급 할인 열차가 편성되기도 한다. 매년 뮌헨에 거주하는 인구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옥토버페스트 기간 동안 이 도시를 방문한다.

세계 맥주 애호가들이 집결하는 옥토버페스트

양조장에서 마련한 커다란 비어 가든 안에 모여 "프로스트"(건배)를 외치며 1리터 짜리 맥주를 들이켜는 풍경은 과히 압권이다. 피부 색깔도 다르고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술꾼들의 세계에는 동질 의식이라는 게 있다. 모두들 얼굴이 불콰해진 채 어깨동무를 하고 춤도 추며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몸이 부딪치고, 귀가 얼얼해질 정도로 소리를 질러대도 축제기간 만큼은 모든 게 너그럽게 용서된다.

뮌헨은 중세 바이에른 왕국의 중심도시로 85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고장이기도 하다. 멋과 예술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다닌다. 50여개의 박물관은 그들의 갖고 있는 문화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뮌헨에 들어섰다면 3대 거리를 일단 둘러봐야 한다. 그중 를 놓칠 수 없다. 독일의 몽마르트로 불리는 슈바빙은 젊음과 예술의 거리다. 릴케, 칸딘스키 등의 예술가들이 레오폴트 거리로 이어지는 이곳에서 작업을 했다. 슈바빙의 시작을 알리는 랜드마크인 '워킹 맨' 동상을 지나면 19세기 스타일의 건물들이 어우러진 거리가 늘어선다. 슈바빙은 뮌헨 사람들이 퇴근만 하면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묘한 매력을 지닌 문화의 아지트 역할을 하고 있다.

뮌헨의 생맥주
칼 광장에서 마리엔 광장으로 이어지는 노이하우저 거리는 차 없는 명동거리를 연상시키며 백화점 레스토랑이 밀집돼 있다. 마리엔 광장의 신시청사는 정오만 되면 사람들로 북적대는데 네오고딕 양식 시청 건물의 인형 시계탑인 글로켄슈빌에서는 12시면 인형극이 펼쳐진다.

수십명의 건축가와 화가가 참여한 바로크 양식의 레지던츠를 지나 아자르 강을 건너면 세계 3대 패션거리인 막시말리안 거리에 닿는다. 이곳은 철학과 예술가의 흉상이 거리 양쪽에 늘어서 있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막시밀리안 2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겠다는 야심 하에 이 거리를 조성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독일과학박물관은 뮌헨 여행의 보너스다. 자연과학을 이끌었던 독일의 명성을 자랑하듯 테마별 전시관이 흥미롭다.

옥토버페스트 기간이 아니더라도 뮌헨을 방문하는 이방인이라면 누구나 해가 지면 호프브로이 하우스에 들리게 된다. 마리엔 광장 뒤편에 자리잡은 호프브로이 하우스는 전세계 맥주 애호가들이 집결하는 곳이다. 1리터짜리 생맥주 한 잔에 흰 소시지로 저녁도 때우고 백발 수염 할아버지들의 즉석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스포츠에 문화를 덧씌우는 거리들

예술과 문화를 찬미하는 세련된 거리를 들춰보면 스포츠의 진한 함성이 함께 녹아들어 있다. 뮌헨에서는 72년 올림픽, 2006년 월드컵 개막전 등 세계 최대의 축제들이 치러졌다. 74년 서독 월드컵때 독일이 우승컵을 품에 안은 역사의 현장이 바로 뮌헨이며 88년 축구 유럽컵 결승전, 97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등 굵직굵직한 빅게임이 이곳에서 열렸다.

슈바빙 거리
각종 스포츠 대전이 펼쳐지는 동안 뮌헨의 명물도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옥토버페스트의 맥주, 독일 박물관이 뮌헨을 대표했고 스포츠 마니아들에게는 72년 올림픽과 74년 월드컵을 치러낸 올림픽 스타디온이 뮌헨이 상징이었다. 콧대 높은 뮌헨 사람들에게는 이제 알리안츠 아레나가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바이에른에 연고지를 둔 두 개의 분데스리가 클럽인 'TSV 1860 뮌헨'과 'FC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는 단순히 축구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건축 디자인 자체가 독특한 예술로의 의미를 지닌다. 6만 6000여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바이에른 뮌헨이 승리했을 때는 붉은 색, 1860 뮌헨이 우승했을 때는 푸른 색 조명으로 빛을 낸다.

뮌헨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도 그 모습이 스피드하게 변하는 중이다. 레스토랑, 바, 거리공연이 밀집돼 있던 곳이 축구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같이 축구중계를 보며 응원하는 청춘들로 채워진다. 뮌헨은 이렇듯 예술과 스포츠와 넉넉한 술 한잔의 여유가 있어 더욱 진한 애정이 가는 곳이다.

여행정보

▲ 가는길=인천에서 뮌헨까지는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뮌헨은 열차 교통의 요충지로 인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등에 숙소를 마련하고 열차로 이동도 가능하다. 열차로는 2시간 소요.

▲기타정보=옥토버페스트는 매년 9월말에 시작돼 10월초까지 약 보름간 개최되는데 올해는 9월 21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린다. 맥주는 평균 600만 리터, 소시지는 100만개 이상이 소비된다고 한다. 비어가든 인근에는 놀이시설도 들어서 온가족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알리안츠아레나

자동차 박물관

주간한국